[단독] ‘46억 횡령’ 건보직원, 생존징후 포착… 아직 필리핀 체류 중

필리핀 코리안데스크, 직원 생존징후 포착해 추적 중
46억 중 7억원 환수… 건보공단 “미수금 최대한 보전 위해 노력”
조명희 “개인 일탈 문제 아냐… 실효성 있는 관리 시스템 마련해야”

기사승인 2023-10-18 13:16:55
- + 인쇄
[단독] ‘46억 횡령’ 건보직원, 생존징후 포착… 아직 필리핀 체류 중
국민건강보험공단 전경. 쿠키뉴스 자료사

46억원대 횡령 혐의를 받고 필리핀으로 달아난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의 행방이 1년째 오리무중이다. 이 가운데 현지 파견 경찰이 해당 직원의 생존징후를 포착해 추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사기관인 강원도 경찰청에 확인한 결과, 필리핀 현지 한국외교공관에 파견된 코리안 데스크(외국 한인사건 전담 경찰 부서)를 통해 해당 직원의 생존징후를 포착하고 추적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건보공단 재정관리실에서 채권압류 진료비 관리 업무를 맡았던 팀장급 직원 최모(45)씨는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동안 총 46억2000만원을 횡령했다. 채권자의 계좌 정보를 조작해 채권 압류 등으로 지급이 보류됐던 진료비용을 자신의 계좌로 빼돌리는 수법을 썼다. 

3개월 간 약 1억원을 빼돌린 뒤 9월16일 3억여원을, 9월21일에는 42억여원을 한꺼번에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건보공단은 마지막 입금 다음날인 22일 오전 9시30분, 지급보류액 점검 중 최씨의 횡령 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고발했다. 

최씨는 당시 연차 휴가를 내고 이미 필리핀으로 잠적한 상태였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최씨의 여권 효력이 당시 유효하다는 이유로 타국 도피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이번에 필리핀에서 생존징후를 포착한 점으로 미뤄 볼 때 필리핀에 체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단이 회수한 돈은 7억원가량이 전부로, 국민 세금 39억여원이 증발했다. 공단은 올해 6월 민사소송 등 사법절차를 거쳐 최씨의 국내 계좌에 남아있는 현금 7억2000만원을 회수했다. 39억여원의 행방은 묘연한 상황이다. 

나머지 횡령액을 되찾을 방법은 경찰 수사에 달렸다. 건보공단은 “변제 후 남은 미수금에 대해서는 경찰수사 결과 등을 반영해 법적인 절차를 통해 최대한 보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건보공단은 재발 방지를 위해 힘쓰겠다고 전했다. 건보공단은 “지난해 5월 재무감사를 진행했으나 최씨가 수행한 요양급여비 압류채권 지급업무는 회계관리 일반 업무로 재무감사에서 이를 적발하기 어려웠다”면서 “사고 이후 현금지급업무 전반에 대한 기획감사와 현장점검을 통해 116건의 개선조치를 시행하는 등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조명희 의원은 “팀장급 직원 횡령 사건 등 건보공단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여러 부정, 불법 행위를 단순히 개인의 일탈 문제로 바라봐선 안 된다”며 “건보공단은 제도적인 차원에서 이러한 문제를 관리할 수 있도록 특사경 등 실효성 있는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단독] ‘46억 횡령’ 건보직원, 생존징후 포착… 아직 필리핀 체류 중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