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캐니언’ 김건부, “새로운 경험 해보고 싶었죠”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3-12-07 12:5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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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캐니언’ 김건부, “새로운 경험 해보고 싶었죠” [쿠키인터뷰]
젠지e스포츠로 이적한 ‘캐니언’ 김건부. 사진=차종관 기자

호랑이가 곰을 품었다.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팬들은 젠지e스포츠로 이적한 ‘캐니언’ 김건부를 이렇게 표현했다. 김건부를 품은 젠지e스포츠는 이제 두려울 것이 없다. 그 정도로 김건부는 ‘역체정(역대 최고의 정글러)’ 반열에 오른 선수다.

김건부는 지난 2018년 디플러스 기아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후 한 번도 팀을 떠난 적이 없었다. 담원 게이밍 시절 ‘2020 LoL 월드 챔피언십(월즈)’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파이널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2023 LCK 스프링과 서머에서 웃지 못했다.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4위에 그쳤고, 2023 월즈에서는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탈락하는 절망을 맛봤다.

김건부는 변화를 택했다. 젠지e스포츠 유니폼으로 갈이입은 그의 모습은 사뭇 어색했지만, 팀을 옮긴 김건부만큼 2024 시즌이 기대되는 이도 없다. 김건부를 6일 젠지e스포츠 사옥에서 만났다.

젠지 ‘캐니언’ 김건부, “새로운 경험 해보고 싶었죠” [쿠키인터뷰]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캐니언’ 김건부. 사진=이영재 기자

김건부는 “대회를 보고, 친구들이랑 ‘PUBG: 배틀그라운드’, ‘이터널 리턴’을 하며 지냈다”고 비시즌 근황을 전했다.

김건부는 2020년 이후 조금씩 성적이 내려간 것에 대해선 “많은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인게임에서 무엇을 더 잘했어야 됐을까, 무엇이 부족했을까를 더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챔피언 티어 정리를 잘 못했고 픽 순서를 잘 못 뽑았으며, 인게임 플레이도 안 좋았다”고 나름의 결론을 전하기도 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2년 동안 자신이 딱히 발전했다고 못 느꼈다는 김건부는 “상대 팀과 우리 팀 밴픽에 맞게 완벽하게 플레이하는 걸 좋아한다. 그런 플레이를 하는 발전된 모습을 원했다”고 말했다.

디플러스 기아를 떠난 뒤 “괴롭고 슬펐다”는 김건부. 그는 구단을 떠나며 디스코드 채널에 ‘편안함이란 감정보다 두려운 감정이 더 필요한 시기라 생각했다’는 말을 남겼다. 김건부는 “저에겐 편안함보다는 다른 게 필요했다. 디플러스 기아와는 다른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고 자신의 발언을 설명했다. 새로운 팀원들의 생각을 접하면서 더 성장하길 바란다는 취지다.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많은 구단이 김건부를 원했다. 그럼에도 김건부는 젠지e스포츠를 택했다. 그는 “젠지e스포츠와 가장 먼저 만나기도 했고, 다른 팀을 간다고 했을 때 젠지e스포츠만큼 좋은 팀을 갈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해 결정했다”는 이적 사유를 밝혔다.

김건부는 젠지e스포츠에서 어떤 미래를 바라고 있을까. 그는 “당연히 우승하면 좋겠지만 우승까지 가는 과정에서 제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젠지 ‘캐니언’ 김건부, “새로운 경험 해보고 싶었죠” [쿠키인터뷰]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캐니언’ 김건부. 사진=이영재 기자

김건부는 “밥도 맛있었고, 사옥과 숙소 거리가 1분도 채 걸리지 않아 좋다”며 젠지e스포츠 첫 인상도 간단히 밝혔다. 그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많이 어색했지만 적응하고 있다. 적응에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다”고도 말했다.

그는 “‘기인’ 김기인, ‘페이즈’ 김수환은 조용한 스타일인 것 같다. ‘쵸비’ 정지훈은 아직 복귀를 안해서 모르겠다. 다만 ‘리헨즈’ 손시우는 가장 성격이 활발해 두루 이야기를 많이 해봤다”고 팀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줬다.

새 팀에서 새 동료들을 만났지만,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은 ‘쇼메이커’ 허수와는 결별하게 됐다. 김건부는 “이적할 때 딱히 별 말은 나누지 않았다”며 “상대 팀으로 만났을 때가 잘 상상이 안 된다. 그때 가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젠지e스포츠 팬들은 이번에 확정된 로스터에서 활발한 성격을 가진 이가 손시우 뿐이라 ‘누가 오더를 하냐’며 농담 반 걱정 반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건부는 “게임하며 필요한 말은 할 것이다. 아직 스크림을 해보지 않아 확답은 못 하지만 다 해보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김건부는 “막상 해보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모른다”며 2024 시즌 전망에 대해 섣불리 말하지 않으려는 모습도 보였다. 이어 “그런 걸 크게 생각하고 게임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2024 시즌에는 인게임에 신화 아이템이 사라지는 등 대격변이 예고돼 있다. 김건부는 “다양하게 많이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 시즌은 해 볼 만하다. 선수단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할 것이다. 잘하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재밌게 하고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LCK를 즐겨봐주시는 팬분들 늘 감사하고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도록 열심히 좋은 경기력 보여드리겠다. 항상 건강을 꼭 챙기셨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드러냈다.

캐니언 “디플러스 기아를 떠난 뒤 괴롭고 슬펐다” | 쿠키뉴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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