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 플랫폼 시대, “모두의 예능”에서 답 찾은 JTBC [들어봤더니]

기사승인 2024-01-30 17: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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多 플랫폼 시대, “모두의 예능”에서 답 찾은 JTBC [들어봤더니]
JTBC 예능을 이끄는 임정아 예능제작본부장과 민철기 CP, 손창우 CP, 황교진 CP, 김은정 CP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JTBC

“모두의 예능을 추구하려 합니다. (중략) 이게 역행이라면 기꺼이 하겠습니다.”


JTBC 예능을 진두지휘하는 임정아 예능제작본부장의 말이다. 30일 서울 상암동 JTBC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4 JTBC 예능 간담회는 K예능의 향방과 레거시(전통) 미디어가 나아갈 길에 관한 성토의 장이었다. 임 본부장을 비롯해 ‘뭉쳐야 찬다’ 황교진 CP, ‘아는 형님’·‘한블리’ 민철기 CP, ‘배우반상회’ 손창우 CP와 김은정 CP가 함께했다. 이들 예능 장인들은 입을 모아 “모두가 공감하는 가족형 리얼리티를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온 가족이 밥 먹으며 볼 만한 예능 만들겠다”

올해 JTBC는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콘텐츠, 이른바 ‘모두의 예능’을 지향한다. 임 본부장은 2000년을 강타한 MBC ‘지오디의 육아일기’를 만든 국내 리얼리티 예능사의 산증인이다. 그는 “플랫폼이 많아지며 시청방식이 파편화돼 식탁에서 온 가족이 얘기할 만한 ‘밥상 예능’ 대신 쓸쓸한 ‘혼밥예능’만이 남았다”면서 “자극적인 콘텐츠가 재미는 있어도 이후에 오는 허무감과 피로감이 크다”고 짚었다. 이에 JTBC는 모든 시청자가 공감하는 웃음을 지향한다. TV라는 전통 매체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장르로 이들은 리얼리티를 꼽았다. 민 CP는 “요즘은 진정성의 시대”라고 정의하며 “유튜브·OTT에서 접하지 못하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고 했다. 

多 플랫폼 시대, “모두의 예능”에서 답 찾은 JTBC [들어봤더니]
임정아 JTBC 예능제작본부장. JTBC 

“비연예인 예능 위주 라인업, 이유는…”

올해 상반기 JTBC 예능은 비연예인과 리얼리티로 설명된다. 티빙 ‘환승연애’ 시리즈를 만든 이진주 PD 신작 ‘연애남매’를 비롯해 독특한 비연예인을 한데 모은 토크쇼 ‘크레이지 슈퍼 코리안’, 이혼 위기 부부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혼숙려캠프: 새로고침’과 시니어 세대의 연애 예능 ‘끝사랑’(가제), 청년들의 사회화 과정을 담은 가족 리얼리티 ‘전업자녀 탈출기’(가제)이 3~6월 중 공개 예정이다. 신규 라인업 중 연예인이 주축을 이루는 프로그램은 지난 23일 첫 방송을 마친 배우 관찰예능 ‘배우반상회’와 ‘싱어게인’ 제작진의 여성 보컬 그룹 오디션 ‘걸스 온 파이어’가 전부다. 베일에 싸인 김태호 PD의 새 리얼리티도 있다. 임 본부장은 “우리는 캐스팅보다 기획안에 더욱 중점을 둔다”면서 “캐스팅 비용을 과도하게 쓸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어 비연예인 콘텐츠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작비 한도 내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선보이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구독료 없고 나눠 보기 가능한 게 JTBC의 힘”

최근 예능 콘텐츠는 OTT, 유튜브, TV 등 플랫폼에 따라 다른 형태를 띤다. 막대한 자본을 내세운 OTT표 ‘규모의 예능’, 크리에이터 개개인이 꾸려가는 유튜브표 ‘개별 예능’이 대표적이다. 민 CP는 “구독자를 유인해야 하는 OTT는 대형 자본을 쏟아붓고 초반부터 자극적이다. 유튜브는 개인화·일상화를 통해 시청자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전략을 취한다”면서 “TV는 OTT에겐 자본으로 밀리고 유튜브보단 자연스러운 맛이 부족하다”고 봤다. 제작비 압박 속 방송사의 고민 역시 깊다. JTBC는 전통 매체라는 TV 본연의 정체성에서 해법을 찾았다. 임 본부장은 “JTBC는 OTT와 달리 구독료가 없고 얼마든지 나눠 봐도 된다”면서 “글로벌 문법을 따라야 하는 OTT와 달리 다채로움을 추구하는 게 우리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살아남은 TV예능은 과거부터 명맥을 이어오던 MBC ‘나 혼자 산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같은 콘텐츠”라며 “JTBC 역시 전통 매체의 강점을 살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