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도 “전공의 위협 중단하라”

기사승인 2024-03-11 06: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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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도 “전공의 위협 중단하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의사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정부와 의료계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필수의료과 중 하나인 심장흉부외과가 “젊은 의료인 위협을 즉각 중단하고 의대 2000명 증원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11일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성명문을 통해 “전공의를 비롯한 의사는 설득과 협조의 대상이지 압박과 강압의 대상이 아니”라며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의업 포기를 밝힌 의사들은 정부에 의해 준 범죄자로 매도됐고, 정부 정책에 반대하지만 병원에 남은 의사들은 번아웃의 위기 속에서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의 흉부외과 전공의는 78명이며, 올해 신입 전공의에 지원했던 희망자는 29명이다. 대부분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에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회는 “희생을 각오하고 국민의 생명을 위해 모두 기피하는 흉부외과를 선택한 100여명의 전공의가 정부에게는 보잘 것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게 그들은 한없이 소중한 존재”라며 “이들이 없다면 대한민국 흉부외과의 미래도, 필수 의료의 미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들에게 의료 이탈자라는 오명을 씌우고 있다”며 “전 국민 5000만명 중 100여명의 흉부외과 전공의조차 설득할 수 없는 정책으로는 미래의 의료를 살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흉부외과 의사는 지난 반세기동안 그래 온 것처럼, 환자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동시에 전공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들을 지켜낼 것”이라며 “일방적 의료 정책의 강압적 추진으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 정부는 모든 국민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해명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의대 정원을 늘려달라고 신청한 대학에도 사과를 요구했다. 학회는 “미래의 의료 현장을 황폐화시킬 수 있는 일방적 의과대학 정원 증원 정책에 사욕을 기반으로 교육자의 본분을 망각하고 동의한 대학 당국자들에 반성과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