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와 다르다"…전두환 사망에 여론 한목소리

누리꾼 "사과 한 마디 없이 사망" 싸늘한 반응

기사승인 2021-11-23 13: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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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1월 6일 전두환 당시 계엄사 합동 수사 본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사건 관련 발표를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망을 두고 시민들 사이에선 애도보다 전 전 대통령의 과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사망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이 추징금을 완납하고 자녀를 통해서라도 사과의 뜻을 표명했던 것과 비교하며 한목소리로 쓴소리를 냈다. 

23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5분께 전 전 대통령은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사망했다. 전 전 대통령은 악성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었다. 

전 전 대통령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군사 쿠테타와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시민들을 학살한 과오를 언급하며 싸늘한 반응이 나왔다. 

친야, 친야 성향의 지지자들이 많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상당수가 같은 목소리를 냈다. 지난달 26일 전 전 대통령의 12·12 군사 쿠테타 동지 관계인 노 전 대통령이 사망했을 당시 일부 커뮤니티에선 "공과 과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한 누리꾼은 "서울올림픽 유치, 물가 안정 등 전 전 대통령의 공도 있지만 과가 너무 크다"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사과 한마디 없이 죽었다" "끝까지 버텨서 누릴 건 다 누리고 가는구나" '끝까지 사과도, 인정도 없이 갔다" "공은 시대를 잘 만난 덕" "노태우와 전두환은 다르다" "전두환은 사과도, 추징금도 내지 않았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시민들의 관심은 전 전 대통령의 '국가장' 여부로 쏠렸다. 다만 전 전 대통령은 5일장의 국가장으로 치러졌던 노 전 대통령과 달리 국가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 전 대통령 국가장 당시 이철희 청화대 정무수석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 전 대통령의 국가장과 관련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례를 언급하는 분들도 있던데 (노 전 대통령과) 완전히 다른 케이스"라며 "(전 전 대통령은) 국가장이나 국립묘지 안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가족장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전 전 대통령의 유언에 따라 시신은 화장한 뒤 북녘이 보이는 고지를 찾아 안장할 예정이다. 

국가보훈처도 전 전 대통령이 '국립묘지 안장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보훈처는 이날 자료를 내고 "전 전 대통령은 내란죄 등의 실형을 받았기 때문에 국립묘지법상 국립묘지 안장 배세 대상"이라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1979년 12·12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대통령이 됐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을 유혈 진압했고 퇴임 후 사형을 구형받았다. 1997년 12월 김영삼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뒤 이듬해 복권됐다. 이후 자신의 재임기간 중 일어난 과오에 대해 끝내 유족에 사과 없이 떠났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