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지지 강화됐다는 이재명, 지지율 자랑 그만하고 개혁을 하라 [쿠키칼럼]

기사승인 2023-08-28 08:00:02
- + 인쇄
김재섭

현재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으로 도봉구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으로서 활동한 바 있다. 1987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학생 때까지 운동선수를 꿈꿨지만 큰 수술을 겪어 선수의 꿈을 접고 학업을 이어갔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 졸업 후 미래통합당 창당에 참여한 적도 있다. 보수 논객으로서 여러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본인 지지 강화됐다는 이재명, 지지율 자랑 그만하고 개혁을 하라 [쿠키칼럼]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4일 TJB 대전방송 인터뷰에서 ‘(사법) 리스크 등으로 10월에 사퇴하고 비대위가 꾸려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는 질문에 “전망이 아니라 기대일 것이다. 특히 여당이 그렇게 하기를 바랄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서 이 대표는 “제가 78%라고 하는 역사에 없는 압도적 지지로 당대표가 됐고, 지금도 그 지지는 유지되는 정도를 넘어서서 더 강화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답변은 이른바 ‘이재명 10월 사퇴설’을 의식하고, 이를 일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그러나 이 대표가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던 78%라는 지지율이 무색하게 그의 리더십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 대표가 취임하기 이전부터 이른바 ‘사법리스크’는 야권에서 대단히 우려하는 상황이었다. 이미 대선 때부터 이 대표에 대한 여러가지 법적 의혹들이 난무한 가운데, 과연 그 의혹을 짊어지고 거대 야당의 대표로서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심이었다. 결국 임기 초반부터 이재명 대표를 향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이미 민주당은 ‘방탄정당’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체포동의안 부결 자체도 민주당에게 큰 타격이었지만, 이를 둘러싼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을 이 대표는 봉합하지 못했다. 게다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및 백현동 도시개발 특혜 의혹 사건에 관하여 구속영장 청구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이재명 리더십은 곧 격랑에 빠지게 될 것이다. 

또한 이 대표는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 등 민주당의 도덕적 위상을 추락시키는 연이은 악재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 대표가 관련자들에 대한 명확한 징계나 경고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송영길 전 대표를 비롯한 돈봉투 사태 연루자들 가운데서 일부와 김남국 의원은 민주당 내에 설치된 자체 조사 TF에 응하지도 않고 민주당을 탈당해 버렸다. 그 가운데 민주당은 도덕적 만신창이가 됐지만, 그 가운데서 이 대표의 리더십은 보이지 않았다. 위기와 비위 행위를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소위 ‘사이다’라 불리던 이 대표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10월 사퇴설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 등장했다. 이 대표 체제로 차기 총선을 치루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뚜렷해지면서 민주당은 끊임없이 대안을 찾고 있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도 민주당은 전혀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수도권 위기론도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민주당 잠룡들의 물밑 움직임이 분주해졌고,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대표는 초조할 것이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과거 본인이 획득한 지지율을 바탕으로 소위 ‘쎈 척’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대표는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77.77%라고 하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대표에 당선됐다. 그러나 지지율의 의미는 개혁에 있어야 한다. 높은 지지율만 자랑하고 실제로 지지자들이 꺼려 하는 개혁을 하지 않으면, 지지율은 보기 좋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지지율 자랑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퇴임 직전까지 40%가 넘는 지지율을 보였던 문 전 대통령이 5년 만에 정권을 내준 것도 바로 그 이유다. 이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본인의 지지율을 자랑하면서 불편한 개혁은 남에게 맡겼다. 대표적으로 민주당 혁신위원회가 바로 그것이다. 본인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활용해 개혁하지 않고, 그 개혁을 남에게 미뤘다. 

이 대표가 취임한 지 1년이 넘었다. 언제까지 전당대회 득표율로 심리적 안위를 얻을 셈인가. 지지율 자랑만 하지 말고 이제야말로 국민들이 따갑게 지적하고 있는, 민주당의 도덕적 타락과 강성팬덤에 휘둘리는 정치 등을 개혁해야 한다. 이 대표는 ‘개딸’에 의한 ‘지지 강화’에 목맬 것이 아니라, ‘지지 확대’를 목표로 두어야 한다.

jaesubkim7@naver.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