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경청했다는데…박단 “미래는 없다”

기사승인 2024-04-04 19: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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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경청했다는데…박단 “미래는 없다”
박단 비대위원장은 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남을 가진 뒤 자신의 SNS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박단 페이스북 캡처


윤석열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됐지만 합의점을 찾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박단 비대위원장은 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만남을 가진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허탈해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의과대학 증원 2000명에 대한 백지화를 주장해왔던 전공의단체와 증원 규모를 고수한 정부 간 입장 차를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전협은 지난 2월부터 정부가 제시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증원 계획을 접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대책 제시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전공의에 대한 부당한 명령 철회와 사과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등 7대 요구사항을 정부에 전달했다.   

박단 비대위원장은 이날 대통령과 마주하기에 앞서 대의원 내부 공지를 통해 “이번 만남은 대통령이 나오는 것이라 총선 전에 한 번쯤 전공의의 입장을 전달하고 해결을 시도해 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기존 성명서나 요구안의 기조는 변함없다”고 전했다. 또 “요구안 수용이 불가하다면 원래 하던 대로 다시 누우면 끝”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대통령과 전공의의 대면을 두고 의료계 단체는 갈등의 골을 좁힐 수 있다는 기대를 가졌다. 다만 원만한 합의가 이뤄질 지에 대해선 “예측이 어렵다”는 반응 등이 나왔다.

방재승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대화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정부가 진행 중인 증원 계획을 멈춘다면 이는 전공의들의 복귀 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도 YTN라디오 생생플러스에 출연해 “수요일, 목요일 이틀 동안 여러 단계를 거쳐 만남이 성사됐다”며 “큰 무리 없이 만남이 성사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공의들은 명확하게 7대 요구 사항을 주장하고 있다”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정부와 대통령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통령실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은 박 위원장으로부터 현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경청했다”며 “대통령과 박 위원장은 전공의의 처우와 근무 여건 개선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공의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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