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에서 1년…송당 당오름과 아부오름
느닷없이 안개가 자욱하게 끼기 시작했다. 안개는 바람에 날렸다. 거세진 바람이 짙은 안개를 몰고 왔다. 거세지만 볼이 따갑지 않은 오월바람이다. 안개와 바람에 향기가 실려 있다. 깊게 숨 쉬며 그 향기를 들이마신다. 감귤꽃 향기가 진하다. 눈을 감고 다시 한 번 깊게 들이 쉬니 아까시, 찔레, 인동초 꽃향기도 섞여 있는 듯하다. 오월의 제주엔 안개와 바람이 온갖 꽃 향을 싣고 온다. 5월 초 고사리 꺾기가 거의 끝나면서 봄꽃이 피기 시작했다. 밭담에 얹혀서 돌을 움켜쥐고 있던 송악은 거뭇한 열매 위로 새 순이 자라며 초... [이미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