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11일 (1)

코스피 ‘밸류업 도약’ 발걸음…‘MSCI 편입’이 다음 시험대

“코스피 1만 현실화 기대감”…관건은 정책 드라이브
韓, 30년 넘게 ‘신흥국’ 딱지…정부 ‘MSCI 선진국 편입’ 총력전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위한 노력…제도개선만으로도 긍정적”

코스피 ‘밸류업 도약’ 발걸음…‘MSCI 편입’이 다음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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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약 약 7분4분
취재방법 정책 자료 분석, 시장 데이터, 전문가 인터뷰
주제 코스피 상승세를 이어갈 다음 조건으로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주의사항 지수 편입 효과와 시점은 제도 개선의 이행 속도와 국제 평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유의하세요.
관전포인트 외환시장 개방과 투자자 접근성 개선이 실제로 안착하는지 연결해, 코스피 레벨업 가능성을 가늠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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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밸류에이션 정상화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넘어야 할 주요 과제로 꼽힌다. 지수 편입 시 장기·안정 성향의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과 함께 국내 증시 변동성 완화 효과도 기대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8%(92.03p) 하락한 6598.87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개장 직후 6750.27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상승폭을 반납한 채로 거래를 마쳤다. 

앞서 코스피는 올해 1월22일 사상 첫 5000선을 돌파했다. 이후 한 달만인 지난 2월 6000선도 돌파하면서 상승세를 가속화했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진 3월달은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으나, 4월 들어 최고가 경신 랠리를 다시금 선보인 상황이다.

“코스피 1만 현실화 기대감”…관건은 정책 드라이브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추세적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내다본다. 칠천피(코스피 지수 7000선)을 넘어 8000선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나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올 하반기 코스피 밴드 상단을 8470p로 제시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 역시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8000p로 상향 조정했다. 이들 모두 최근 상승 랠리를 주도한 반도체 업종 초호황기에 따른 코스피 이익 개선세를 주요 근거로 들었다.

정치권에서는 코스피 10000p 시대 현실화에 대한 기대감까지 나온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월 국회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코스피 1만도 결코 꿈이 아니고 현실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서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열어야 한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현시점에서 낙관론에만 무게를 싣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하반기 반도체 상승 모멘텀 둔화가 우려된다는 시선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BNK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가파른 실적 증가에도 하반기 동력 둔화를 고려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추론 인공지능(AI) 사이클이 후반부라는 점과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4) 매출 비중 확대의 영향”이라고 짚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코스피의 글로벌 투자 매력도를 강화하기 위한 추가 모멘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개인투자자 영향력이 높았던 한국 자본시장은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시장을 개방하면서 외국인 투자자 참여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당시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관투자자 역할도 강화되면서 시가총액 기준 보유는 개인에서 외국인 및 기관 중심으로 이동했다. 현재도 실질적으로는 외국인 자금 유출입이 지수 방향성을 좌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방안으로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제도 개선이 거론된다. MSCI 지수는 미국의 초대형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작성해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로 글로벌 투자자의 벤치마크 지수 역할을 수행한다.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경우 이를 추종하는 글로벌 패시브 자금 유입 효과가 기대된다.

韓, 30년 넘게 ‘신흥국’ 딱지…정부 ‘MSCI 선진국 편입’ 총력전

한국은 지난 1992년부터 MSCI 신흥국(EM)지수에 편입된 이후 2008년 선진국지수로 승격하기 위한 과정인 관찰대상국(Watch List)에 포함됐다. 그러나 경제발전 단계와 시장규모 및 유동성은 선진시장 기준을 충족함에도 외환시장 개방 수준, 외국인 투자 관련 절차·제도 등의 개선이 미흡한 점을 지적받아 2014년 관찰대상국에서 해제됐다. 이후 재지정을 추진해 왔지만 아직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6월 MSCI가 발표한 ‘2025 시장 분류 검토 결과’에서도 한국은 시장 접근성 측면에서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한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5년 평가에서 외환시장 자유화, 투자자 등록, 정보 흐름, 청산 및 결제 이전 용의성, 투자수단 활용도 등 6개 핵심 항목에서 모두 ‘개선 필요’ 등급을 받은 국가는 역내에서 한국이 유일하다”며 “외국인 투자자가 체감하는 한국 시장접근성 수준이 선진국은 물론, 역내 주요 신흥국보다 낮은 수준임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정부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 자본시장의 구조적인 체질 개선과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을 통한 장기 안정적 수요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신흥국지수 대비 자금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

정부가 올해 초 발표한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의 핵심은 외환시장 개방이다. 그동 한국 자본시장은 역외시장을 통한 24시간 외환거래가 가능한 주요국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한계점이 존재했다. 실제로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된 23개국 통화는 모두 역외거래에 제한이 없고, 글로벌 24시간 외환거래 네트워크를 통해 시차와 무관하게 유동성이 풍부한 거래 환경을 이용할 수 있다.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새벽 2시에 종료되는 외환시장 중개시스템을 24시간 운영으로 전환해 거래 공백을 줄일 계획이다. 국내은행의 원활한 참여를 위해 업무 관행과 시장 규율도 함께 정비한다. 또 오는 9월 시범운영을 목표로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초기에는 시장 참여도가 높은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 등을 대상으로 우선 도입한 뒤 참여 기관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외환거래 활성화를 위해 △자본거래 신고 완화 △외환규제 정비 △국내·글로벌 중개사 연계 허용 △RFI 등록 간소화 △법인식별번호(LEI) 인프라 정비 △영문 정보공시 개선 등도 추진한다.

허장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외환건전성협의회 겸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추진 TF’에서 “로드맵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과제별 추진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제도의 원활한 도입과 안착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며 “이행 과정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제도를 지속 보완·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MSCI. 연합뉴스
MSCI. 연합뉴스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위한 노력…제도개선만으로도 긍정적”

정부 노력의 첫 성과는 오는 6월 발표되는 MSCI 연례 시장 분류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MSCI의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려면 지수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에 1년 이상 올라야 한다. 올 6월에 관찰대상국에 들어갈 경우 내년 7월에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수 있다. 이후 오는 2028년 6월 실제 편입이 이뤄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로드맵이 MSCI 선진국지수 편입 가능성을 높이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MSCI 지적 사항 중에서 외환시장 관련 이슈가 선진국 진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이번 로드맵에 외환시장 개선안이 대거 포함됨에 따라 해당 제도 및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시 진입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주요 제도개선의 이행 속도와 시스템 안착 여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따른 단기 자금 유출 우려는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말 기준 MSCI 신흥국지수 내 한국 비중은 13.32%로 집계됐다. 그러나 한국이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경우 지수 내 차지하는 비중은 2% 안팎이 될 것으로 진단된다.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시 차지할 비중을 1.5%로 분석한 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자금 규모라는 구조적 요인에 따른 유출 우려가 부각된다.

김 연구원은 “한국이 MSCI 선진국지수로 분류되면 예상 순유입 금액은 2760억달러로 추정된다. 신흥국지수 편출에 따른 유출액은 2720억달러 수준이 될 것이다”면서 “자금 유입과 유출은 비슷한 규모로 예상되나, 편입 시점 한국 시가총액 비중이 더 높아진다면 순유입 금액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지수 편입 여부와 별개로, 정부의 제도 개선 자체가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단순한 지수 편입 의지를 넘어 외환시장과 자본시장의 개방을 동반하는 점에서 그간 존재했던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어서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거래 효율성 측면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부분은 외환시장 거래시간 확대 등이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 환헤지 및 자금 운용의 제약을 완화하는 핵심적인 변화”라며 “한국거래소는 이미 지난 2월 MSCI Korea 지수선물 등 거래시간을 확대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해외 투자자들이 자국 시간대에서도 한국 관련 익스포저를 보다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는 판단”이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국내 자금 유입의 효과를 시장 내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인프라 개선 성격이 강하다”면서 “향후 국내 증시의 레벨업은 적극적인 국내 자금 유입 유도와 외국인 투자 환경 개선이 동시에 작동할 때 보다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관건은 제도 개선의 실제 추진력과 국제사회의 신뢰 확보라는 지적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논평을 통해 정부 로드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국제사회가 한국을 ‘믿을 수 있는 시장’으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포럼은 “MSCI 혼자 선진지수 편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이해관계자인 국제금융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것이 핵심이라는 사실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