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우승한 하인스 워드 ‘눈물’…3년 전과 달라진 눈물

슈퍼볼 우승한 하인스 워드 ‘눈물’…3년 전과 달라진 눈물

기사승인 2009-02-02 17:07:02

[쿠키 스포츠] 한국계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하인스 워드(33·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얼굴에 굵은 눈물 방울이 흘러 내렸다.

그는 2006년 생애 처음 슈퍼볼 최우수선수(MVP)가 됐을 때도 울었다. 3년 전 눈물이 소수 인종 부모를 둔 혼혈아의 쌓인 설움 때문이었다면 올해 슈퍼볼 우승 뒤 눈물은 소속 팀 맏형으로서 흘리는 기쁨의 눈물이었다. 3년 사이에 그만큼 성숙해져 있었다.

◇“우리는 워드가 가는 길을 갑니다”=피츠버그 스틸러스는 2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탬파의 레이몬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43회 슈퍼볼에서 애리조나 카디널스를 27대 2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워드에겐 2006년에 이은 두 번째 슈퍼볼 우승이다.

워드는 MVP로 뽑히지도, 크게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지도 않았다. 그저 동료들과 얼싸안고 샴페인병을 터뜨리며 축제를 즐겼을 법 하다. 그러나 1998년 피츠버그에 입단해 11년째 이 팀에서만 뛰어온 워드의 눈은 내내 젖어있었다.

올해 슈퍼볼 MVP로 뽑힌 산토니오 홈스(25)는 슈퍼볼 직전 미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워드는 우리 팀의 정수(heart and soul)입니다. 필드에서 뛰든 안 뛰든 그는 언제나 우리 팀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그를 캡틴으로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에게 붙여준 별명(파파 스머프)은 현명함과 지식을 갖춘 사람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그가 가는 길을 갑니다.”

워드는 슈퍼볼 경기 시작 2시간30분 전에 후배 선수들보다 먼저 그라운드로 나와 몸을 풀었다. 팀내 최고참급인 워드는 1쿼터 초반 양팀 선수간 가벼운 몸싸움이 벌어지자 더 큰 몸동작으로 항의하며 후배들이 용맹성을 잃지 않도록했다. 한국계 미국인이자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워드는 3년 만에 슈퍼볼의 혼혈 신데렐라에서 팀의 정신적 지주로 크게 성장했다.

◇블랙 슈퍼볼(Black Super Bowl)=이번 대회는 흑인들의 축제였다. MVP가 된 홈스는 마약 운반책으로 불우한 흑인 청소년기를 보냈다. 피츠버그의 우승을 이끈 흑인 마이클 톰린(37) 감독은 역대 최연소 슈퍼볼 우승 사령탑으로 기록됐다. 피츠버그의 흑인 수비수 제임스 해리슨(31)은 슈퍼볼 사상 최장인 100야드짜리 터치 다운을 성공시켰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경기가 끝난 뒤 톰린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축하했다.

경기 내용도 명승부였다. 전반 1, 2쿼터를 17-7로 앞선 피츠버그는 후반 들어 애리조나에 두 차례 터치 다운을 허용하며 20-23으로 역전당했다. 그러나 피츠버그는 경기 종료 42초전 쿼터백 벤 로스리스버거(27)가 마지막 패스를 던졌고, 홈스가 극적으로 터치 다운을 성공시켜 재역전승으로 경기를 끝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
이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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