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최 가능할까

월드컵 개최 가능할까

기사승인 2009-02-03 18:18:01
[쿠키 스포츠] 한국의 월드컵 단독 개최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까. 월드컵 유치가 어려운 우리 경제의 돌파구가 될 수 있지만 우리 생각대로 되는 것도 아니다. 현재로서는 유치를 낙관하기 어렵다.

◇월드컵 유치까지 산 넘어 산=대한축구협회는 2018년보다 2022년 월드컵 유치에 무게를 싣고 있다. 2018년 월드컵은 축구 종가 잉글랜드, 첫 월드컵 개최를 노리는 러시아 등 유럽 국가들이 잔뜩 노리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새로운 리더십을 내세우는 미국도 복병이다.

2018년 월드컵을 유럽 등 비아시아권 국가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국으로서는 2022년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은 3일 “2022년 월드컵 유치 경쟁은 결국 한국, 일본, 호주의 3파전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속해있는 호주는 지금까지 오세아니아 대륙에서 한번도 월드컵이 개최된 적이 없다는 점을 내세우며 유럽, 미국과 2018년 월드컵을 놓고 경쟁할 수도 있다. 순수 아시아 국가간 경쟁 구도가 된다 해도 우리보다 뒤질 게 없는 일본을 따돌리려면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한국은 2018년 월드컵 개최지로 유럽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일찌감치 선언한 뒤 2022년 개최지 투표에서 유럽표(총 24표 가운데 8표) 지원을 받는 것이 현실적이다.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는 내년 12월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회에서 동시에 결정된다. 두 대회 개최지 투표를 어떻게 할지 등 세부적인 FIFA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조 회장은 “올 연말까지 국민들의 여론을 듣고 정부와도 충분히 협의해 공식 유치 신청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경기장 등 인프라 시설이 충분하다는 의례적 홍보 대신 ‘그린 월드컵(Green Worldcup)’과 같이 세계가 주목하는 미래 가치에 부합하는 유치 전략을 세워야 한다.

◇동·하계올림픽과 월드컵 교통 정리부터=한국은 2018년 동계올림픽(평창), 2020년 하계올림픽(부산) 유치도 함께 노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갑자기 월드컵 유치를 선언하면서 정부의 고민은 더 커졌다.

최종 개최지 선정 시점을 보면 월드컵이 2010년 12월로 가장 빠르고 2018년 동계올림픽은 2011년, 2020년 하계올림픽은 2013년이다. 아시아 국가를 대표하는 중국은 2018년 동계올림픽(하얼빈) 유치를 위해 2018년 또는 2022년 월드컵을 깨끗이 포기했다. 월드컵 유치 측면만 보면 중국의 포기가 한국에 이롭지만 중국 정부의 신속한 결정과 실행은 우리 정부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

각국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상황에서 정부와 체육계가 힘을 모아 종합적 유치 전략을 세우지 않을 경우 3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 있다. 월드컵과 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FIFA 집행위원들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은 두 가지 직책을 겸직하는 경우도 있는 세계 스포츠계 귀족들이다. 이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월드컵과 올림픽 유치는 어려워진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
이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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