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스포츠] 아시아 축구 질서가 11일 재편된다.
아시아 축구의 네 마리 용(龍) 한국과 이란, 일본과 호주가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전에서 격돌한다. 현재 각 조 1·2위를 달리고 있는 팀들끼리 벌이는 아시아 축구 슈퍼 데이다.
◇한국,아자디 장벽 허무나=허정무호는 11일 밤 8시30분(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중동 축구의 맹주 이란과 만난다. 아자디 스타디움은 치악산 정상 비로봉(1288m)과 비슷한 해발 1273m에 위치해 있다.
2004년 10월 미하엘 발락이 이끌던 독일 대표팀이 이곳에서 이란을 2대 0으로 꺾은 게 A매치 원정 팀의 마지막 승리다.
그 후 4년이 넘는 동안 이란은 아자디 홈에서 서른 번을 싸워 단 한번도 지지 않았다(25승5무). 한국 역시 1958년 이란과 첫 A매치 경기를 시작한 이후 유독 아자디 스타디움에서는 지금까지 1승도 거두지 못했다(1무2패).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전 19년 무승 징크스를 깬 허정무호가 마지막 남은 중동 축구의 벽을 깰 수 있는 기회다.
◇공수의 주장 박지성-이영표=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왼쪽 측면 공격수, 이영표(32·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왼쪽 수비수로 나선다. 정성훈(30·부산), 이근호(24·대구)가 4-4-2 포메이션의 최전방 투톱으로 선발 출전한다.
후반전이 되면 산소 부족으로 숨이 턱턱 막히고 잔디가 발목을 잡는 듯한 체력적 부담이 예상돼 허 감독이 어느 시점에 어떤 선수를 교체 투입하느냐도 관건이다. 이란을 이길 경우 한국(승점 10·3승1무)은 2위 이하 팀들과의 승점을 최소 3점, 최대 5점까지 벌리면서 남아공 본선행 8부 능선을 넘게 된다.
◇아시아 축구 판도의 재편=한국과 다른 조에서 1위를 유지 중인 호주(승점 9)와 2위 일본(승점 7) 역시 이날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조 1위 자리를 다툰다. 핌 베어벡 호주 감독은 “일본의 오카다 감독이 우리에게 패할 경우 경질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도발적 언급으로 신흥 아시아 축구 강국간 대결에 기름을 부었다.
1970년대(한국·동남아시아 강세)-80년대(중동 오일 축구 부상)-90년대(일본의 성장)-2000년대(호주의 가세)로 진행된 아시아 축구 판도가 내년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재편기를 맞고 있다. 월드컵 본선 티켓 그 이상의 자존심 싸움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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