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소식에 전직 대통령들과 정치권은 18일 일제히 안타까움과 애도의 뜻을 표했다.
김 전 대통령 평생의 정치적 동지이자 라이벌이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오후 5시30분쯤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를 찾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로비에서 취재진에게 "많이 아쉽다. 어쨌거나 우리나라의 큰 거목이 쓰러지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랜 동지였고 경쟁자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돌아가셨다고 생각하니 정말 마음이 아프다. 평생을 함께했다. 화해도 경쟁도 40여년을 함께했는데 정말 안타깝다"고 비통해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도 측근의 보고를 받고 침통한 표정으로 유족들에게 조의를 표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수십년 간 파란 많은 정치역정을 걸어왔는데, 이제 영원한 안식을 누리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기관지 수술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노태우 전 대통령은 서거 소식에 충격적이고 애통한 표정을 지었다고 노 전 대통령 측이 전했다. 'DJP 연합'의 한 축이었던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도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김 전 총재는 건강 문제로 조문이 힘들 것으로 알려졌다.
각 정당도 모두 조의를 표했다.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 서거 소식에 외부 일정을 모두 중단하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민주당은 장례기간 동안 장외투쟁과 각종 행사를 일시 중단하고 중앙당 및 시도당에 분향소를 설치해 조문을 받기로 했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이어 민주당의 뿌리와 정신인 전직 대통령을 잃었다"면서 "고인의 뜻을 계승해 민주주의, 남북통일,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한나라당도 "나라의 큰 지도자를 잃었다"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또 각 시도당과 국회의원 사무실에 김 전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는 '근조' 플래카드를 걸기로 했다. 19일에는 당 지도부 전체가 김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고인이 꿈꾸었던 남북 화해와 협력 그리고 평화통일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국회의원으로 6선을 지내신 의회민주주의자가 우리 곁을 떠난 것에 대해 비통함을 감출 수 없다"고 애도했다. 또 국회의사당에 대형 근조 현수막을 게시하고, 유족과 협의를 통해 국회 내 분향소 설치도 검토키로 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고인께서 남기신 업적은 후대의 역사가 바르게 평가하고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민주주의의 위기에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고 한 김 전 대통령의 유훈을 받들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www.cwd.go.kr)에 김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빈다는 내용의 '근조' 게시문을 띄웠다. 홈페이지 접속과 함께 검은색 팝업창 형태로 뜨는 게시문에는 '근조(謹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가 담겨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노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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