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을 코 앞에 둔 시점에서 훈련 도중 선수들의 체력 변화를 면밀히 체크해야 할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사고 뒤 수리를 완료해 15일부터는 다시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정해성(52) 대표팀 수석코치는 14일 “누군가 시스템 수신기에 손을 댔는지, 선수들이 어제(13일) 훈련한 자료들이 다 날라갔다. 선수들이 처음 잠깐 몸 풀 때 것은 남아있지만 나머지는 다 없어졌다. (이 때문에 허정무) 감독님도 (선수들 체력 분석 자료를) 못 받아봤다”고 말했다.
정 수석코치가 언급한 수신기(사진)는 파주NFC 청룡구장 스탠드쪽 나무에 부착된 것으로 누구나 손을 댈 수 있는 높이에 달려 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시스템 자체 결함보다는 누군가 수신기를 만진 외부 충격에 의한 사고로 판단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일단은 수신기가 문제가 된 것으로 보고 있으나 그라운드 주변에 깔려 있는 시스템 전선을 누가 잘못 밟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14일 오전 기술자를 불러 무사히 정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이 무엇이든 무선 경기력 측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음에 따라 선수들의 13일 훈련 내용은 체계적인 분석이 어렵게 됐다. 태극전사들은 13일 오후 4시부터 1시간 반 가량 이곳에서 훈련을 벌였다. 심장 박동수, 체력 회복 속도, 총 이동거리, 순간 스피드 등 시스템 활용을 위한 초경량 조끼를 입은 채 달리기 훈련 등을 소화했다.
이 시스템은 훈련 도중 선수들 신체에서 벌어지는 변화를 잡아내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12일 첫 가동을 시작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해당 시스템을 오스트리아 전지 훈련지와 남아공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까지 가져가 지속적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용훈 기자, 파주=강준구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