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타오는 부패 혐의로 이미 체포돼 조사받고 있는 화룬(華潤)그룹 이사장 쑹린(宋林)의 배후 인물로 지목돼 왔다. 현재 가택연금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의 이러한 결정은 전직 당 고위 지도자가 직접 연루되지 않고 그의 가족이나 친지들이 저지른 비리의 경우에도 과거처럼 묵인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시 주석은 그동안 “부패는 당의 존립을 흔드는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소식통들은 허진타오가 조사를 받는 게 곧 허궈창도 비리에 관련됐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부패 사건 수사과정에서 그의 아들 저우빈(周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것과는 대비된다.
허 전 상무위원은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의 전임자로 2007∼2012년 중기위 서기를 지냈다. 그는 2012년 12월 은퇴 뒤 지난해 9월 베이징화공(化工)대 동창회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다.
이와 관련해 왕 중기위 서기가 이미 허궈창을 만나 “아들이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도록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현재로서는 허진타오가 기소될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최종 조사 결과와 수사 협조 정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관측됐다. 시 주석은 왕 서기로부터 쑹린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고 “한 점 의혹도 없이 철저하게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쑹린은 산시(山西)성 광산 구매 입찰에 참가하면서 허진타오의 도움을 받은 뒤 거액을 그에게 전달하는 등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화룬그룹은 허진타오의 돈 세탁 회사로 지목되기도 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을 비롯한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전원이 최근 현(縣) 단위 말단 당조직의 운영실태를 직접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