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침체 여파…배터리 3사 차입금 증가·가동률 하락 지속

전기차 침체 여파…배터리 3사 차입금 증가·가동률 하락 지속

기사승인 2025-05-18 10:31:48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쿠키뉴스 자료사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재무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차입금이 증가한 가운데, 공장 가동률은 하락세를 지속하며 업계 전반의 침체가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1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주요 배터리 3사의 1분기 차입금은 총 4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42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7조원 넘게 늘어난 수치다.

각사는 늘어난 차입금을 바탕으로 북미·유럽 등 해외 생산시설 증설과 기술 개발에 재원을 집중 투입했다. 당장의 재무적 부담은 커졌지만,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이후의 시장 반등에 대비한 불가피한 투자라는 설명이다.

기업별 차입금 현황을 보면, SK온은 20조390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조7910억원 늘며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에너지부의 ‘첨단기술차량제조(ATVM)’ 프로그램을 통해 1분기 중 정부대여금이 6조3304억원 증가한 영향이다. 다만, 단기 차입금은 2조3925억원가량 줄였다.

LG에너지솔루션의 차입금은 17조6126억원으로, 2조2220억원 증가했다. 1조6000억원 규모의 원화 회사채 발행 등이 주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11조6155억원으로, 증가 폭은 377억원에 그쳤다. 이는 차입 대신 약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회사채 발행 가능성도 향후 논의될 전망이다.

삼성SDI는 지난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져 온 캐즘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차전지 투자는 현재 수요보다는 최소 2~3년 후를 보고 진행하는 것”이라며 “계획에 따라 투자를 차질 없이 이어가 시장이 회복될 시 더 큰 반등을 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투자와 별개로 가동률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69.3%, 2023년 57.8%에 이어 올해 1분기엔 평균 가동률이 51.1%로 떨어졌다.

삼성SDI는 소형 전지 가동률이 지난해 58%에서 올 1분기 32%까지 하락했다. 중대형 전지의 가동률은 분기보고서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소형 전지와 유사한 흐름일 것으로 추정된다.

SK온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같은 43.6%의 가동률을 유지했으나, 생산량은 1억2149만 셀에서 3181만 셀로 급감했다. 이 같은 가동률 감소는 전기차 수요 회복이 지연되며 구조적인 캐즘 상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실적 발표에서 “대외 불확실성과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 전기차 생산 속도 조절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수요 위축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분기에는 미국의 관세 영향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여전히 보수적인 재고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미 주요 OEM의 전기차 판매가 견조하고, 원통형 배터리 등 신모델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일부 가동률 회복 가능성도 제기된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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