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 재추진 등 지역 맞춤 공약을 선언했다. 일산대교 무료화는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마지막으로 결재한 정책인데 대법원 취소로 무산된 바 있다.
이 후보는 20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호수공원에서 고양 집중유세를 했다.
그는 “일산대교를 무료화 해놨더니 제가 (경기도지사를) 그만두니까 곧바로 원상 복구됐더라”고 말했다. 이어 “일산대교 무료화는 확실하게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처리하겠다. 대통령이 되면 누가 말리겠느냐”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공무원들이 볼 때 민원이 별 게 아니고, 국가와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수없이 많은 다리 중 하나가 이럴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저 다리를 이용하면서 매일 열 받고 하루에 2600원씩 내는 걸 합치면 한 달에 얼마냐. 수십만 사람들의 삶이 달린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작은 민원 하나도 소홀하지 말자. 작은 일을 많이 해야 큰 일을 잘 한다”고 덧붙였다.
한강의 가장 하류에 건설된 일산대교는 고양시 일산서구 법곳동과 김포시 걸포동 1.84㎞를 잇는 민자도로로 2008년 5월 개통했다. 그러나 한강 다리 중 유일한 유료 도로인 데다가 통행료가 주요 민자도로와 비교해 3∼4배 비싸 지역 주민과 지자체가 계속해서 통행료 인하 또는 무료화를 요구했다.
일산대교 무료화는 이 후보가 지사직에서 사퇴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결재한 사안이다. 이 후보는 당시 일산대교 요금소를 방문해 직접 브리핑에 나서는 등 일산대교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 공익 처분을 주도했다.
이 후보는 접경 지역인 경기 북부에 대한 규제 완화와 안보도 다짐했다. 그는 “경기 북부는 휴전선에 근접해 있다는 이유로 온갖 규제를 당하고 있다”며 “규제를 완화하고 평화 체제도 구축하고 남북 대화도 하고 휴전선이 안전해질수록 경기도가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앞서 △문화산업 △교통 △도시정비 △콘텐츠 △행정 등 5개 분야 고양시 현안이 담긴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 후보는 K팝 아레나·현대미술관 분관·K-컬처밸리·방송영상밸리·킨텍스 3전시장 등을 통해 문화산업 중심도시를 완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한 문화산업기회발전특구 지정을 통한 산업생태계 기반구축도 공언했다.
이 후보는 교통분야에선 고양을 수도권 광역교통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제시했다. 인천2호선 고양 연장 및 경의중앙선과 신분당선 연계 방안을 모색하고 고양은평선 개통 및 일산 연장을 지원하며 고양시 순환트램을 확정하고 통일로를 6차선으로 확장하겠다고 공약했다. 아울러 광역버스 연결성 강화를 위한 버스준공영제 확대도 약속했다.
이 후보는 또한 일산 1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화정·행신·능곡지역 30년 이상 노후주택도 정비사업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창릉 3기 신도시 자족기반 마련과 창릉천 통합하천사업 조기 완료도 다짐했다.
이 후보는 문화에 이어 콘텐츠를 고양 미래 먹거리로 제시하고 일산테크노밸리에 콘텐츠기업을 유치해 미디어·콘텐츠 기반 미래도시로 도약을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끝으로 고양페이를 확대하고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을 지방법원으로 승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행정분야 공약도 제시했다.
이날 고양시 유세는 일종의 굳히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고양시는 민주당에게 정치·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경기 북서부에 위치해 서울과 인접하고 정치적으로도 수도권 민심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고양시는 또한 노무현 정부 이후 진보 진영이 수도권에서 기반을 다지면서 민주당 강세 지역이 됐다. 20대 대선에서 고양시 일산서구와 동구, 덕양구 더불어민주당 득표율이 국민의힘 보다 우세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이 불을 지핀 ‘커피 원가 120원’ 논란도 해명했다.
그는 “알아보니까 커피 원가가 120원이더라. (그래서 커피값을) 8000원, 1만원 받고 팔면 훨씬 좋지 않냐(고 말했다)”며 “이게 자영업자를 폄훼한 거냐. 바가지 씌운다고 말한 거냐. 그렇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장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 후보는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 중 “커피 한 잔 팔면 8000원에서 1만원을 받을 수 있는데 원가가 알아보니까 120원”이라고 말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관해 국민의힘은 “원가가 판매가 대비 현저히 낮다는 점을 부당하게 부각하고 커피 자영업자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했다”며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