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카드론 증가세 지속…“카드사 관리 강화해야”

불황에 카드론 증가세 지속…“카드사 관리 강화해야”

기사승인 2025-05-21 14:22:27
게티이미지뱅크

카드론 잔액이 지난달 다시 늘었다. 경기 악화로 고금리 대출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드사의 리스크 관리 강화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21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달 카드론 잔액은 42조5005억원으로 전월 42조3720억원보다 약 1300억원 증가했다. 카드론 잔액은 일부 부실채권 매각이나 상각 효과를 제외하면 꾸준한 증가세다. 올해 들어 지난 3월을 제외하고 매달 늘어났다.

경기 둔화로 가계와 자영업자의 재정적 어려움이 심화하면서 대출 수요가 늘어났다는 진단이 나온다. 최철 숙명여대 금융소비자학과 교수는 “경제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도 대출 수요는 이전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출 수요에 비해 대출 공급은 줄어들고 있다. 앞서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지난해 말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린 개인사업자 연체율이 0.49%로 지난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최 교수는 “신용이 전반적으로 취약해지면 대출 공급이 위축된다”며 “시중은행에서 더 빌릴 수 없어 카드론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카드론 대출 금리는 시중은행 등 일반 대출 금리(연 4.5%)의 3배를 넘는다. 지난달 카드업계의 카드론 이자는 평균 연 14.18% 수준으로 전월 연 14.16%보다 높았다. 이달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4.08%로 소폭 낮아진 상태다.

금리가 높은 만큼 부실 우려가 나온다. 최 교수는 “앞으로 연체율 악화 등 부정적인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카드사는 여신 기능밖에 없어 수익 창출 기회가 은행 등 타 금융기관보다 적기 때문에 대출 심사 등 리스크 관리를 잘 따지지 않으면 위기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카드론을 갚기 어려워 다른 대출 상품으로 갈아타는 ‘대환대출’ 역시 다시 증가하고 있다. 지난 3월 소폭 감소했던 대환대출 잔액은 지난달 1조4535억원으로 전월(1조3762억 원) 대비 약 800억원 확대됐다.

카드업계에서는 카드론 증가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 대출 수요는 있으나 신용이 낮은 이들이 카드론을 찾는다”면서 “카드사 입장에서는 지급결제(신용판매) 수익성이 떨어지며 대출로 수익을 늘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잔액은 줄어들었다. 지난달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5355억원으로 전월보다 1800억원 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리볼빙 이월잔액도 6조8688억원으로 전월 대비 약 100억원 축소됐다. 리볼빙과 현금서비스 이자는 각각 연 18%, 17%를 넘겨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박동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