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병관리청은 이슬람 하지(Haji) 성지순례 기간인 다음달 4일부터 9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및 수막구균 감염증에 주의해 달라고 21일 당부했다.
이슬람 하지 성지순례는 이슬람력 12월인 둘 힛자(Dhu al-Hijjah)에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성지를 방문해 종교의례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 성지순례는 매년 180여개 국가에서 수백만 명이 참가하는 세계적 종교행사 중 하나다. 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행사이기 때문에 성지순례 참가자 및 해당 기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는 여행객은 감염병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메르스는 국내에서 2015년(186명 발생, 38명 사망), 2018년(1명 발생) 이후 환자가 생기지 않았지만 중동 지역에서는 여전히 산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13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총 10명의 환자가 신고됐다. 메르스는 낙타나 확진자 접촉이 주요 전파 경로인 만큼 현지에서 △낙타 접촉 △생낙타유 섭취 △덜 익은 낙타고기 섭취 △진료 목적 외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해야 한다.
중동 지역에 체류하거나 경유한 경우 입국 시 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Q-CODE) 또는 건강상태질문서를 통해 반드시 건강 상태를 신고해야 한다. 질병청 검역관은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있는 입국자에 대해 의심환자 여부를 조사·확인하는 등 검역을 강화할 계획이다. 중동 지역 13개국 출입국자에게는 메르스 주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신고를 독려한다.
아울러 일부 국가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성지순례 방문과 관련된 수막구균 감염증 사례가 보고됨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예정인 사람은 출국 10일 전까지 수막구균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중동 지역 방문자 중 귀국 후 14일 안에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질병관리청 콜센터로 즉시 연락해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