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김새론의 유작인 ‘기타맨’이 이달 말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선정 감독이 “(김새론과의) 약속을 꼭 지키고 싶었다”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22 이 감독은 전날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기타맨'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배우 겸 감독인 이선정과 김종면 감독이 함께 했다.
이날 이 감독은 “제가 약속한 게 있다”면서 “김새론씨와 처음 미팅했을 때 제가 '조금 힘든 상황인 것 안다, 내년 5월 말경에 (영화를) 개봉하겠다, 그때 (이번) 독립영화 발판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주변의 만류가 있었지만 김새론의 열정에 반해 그를 기용했다고 했다. 그는 “(주변에서) 만류가 없었던 건 아니다”라며 “촬영을 해 놓고 영화 개봉을 못 하는 경우가 있어서 걱정하더라. 이건 굉장히 위험한 모험이라고 말리는 분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 감독은 “안타까웠다. 더 좋은 영화에 얼마든지 출연할 수 있는 친구가 내 영화에서 이런 열정을 보여주는 게 감사했고, 걱정도 됐지만 이 부분은 내가 밀어붙였다”며 “그때 그 미팅, 그 열정, 해맑게 웃는 모습 때문에 내 소신대로 한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기타맨'은 고된 현실 속에서 희망을 찾으려는 기타리스트 기철(이선정 분)의 상실과 사랑을 그린 음악 영화다. 김새론은 기철이 합류하게 된 라이브 밴드 '볼케이노'의 키보드 연주자 유진 역을 맡았다.
김새론이 연기한 유진은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인물이다. 밴드 볼케이노의 분위기를 밝게 이끌고 볼케이노가 큰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계속해 노력한다. 영화 속에는 유진으로 분한 김새론이 키보드를 연주하고 일상에서 가사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영화에는 인물들이 밴드로서 겪어야 하는 현실적인 생활고를 비롯해 손님으로부터 받는 멸시 등도 담겨 있다. 이선정밴드 보컬 겸 기타리스트인 이 감독이 과거 실제 경험한 일을 반영했다고 한다.
이 감독은 "(편집) 작업을 하면서 새론씨 얼굴을 봐야 했던 점이 제일 힘들었다"며 "편집하면서 천번을 봐도 새론씨의 사연은 안타까운 것 같다"고 말했다.
'기타맨'은 오는 3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감독은 차기작으로 홍어를 닮은 외계인과 싸우는 내용의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