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도입, 실적에 수수료 고려하면 ‘오히려 손해’

애플페이 도입, 실적에 수수료 고려하면 ‘오히려 손해’

기사승인 2025-05-23 15:10:51 업데이트 2025-05-23 17:46:45
애플페이는 현대카드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카드

국내 카드사의 애플페이 도입 확산이 실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페이가 애플페이의 확산에 대응해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이용액이 증가하더라도 카드사들의 순이익은 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2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에서 지난 2023년 애플페이를 도입한 국내 유일 카드사인 현대카드 사례를 토대로 나머지 카드사가 애플페이 연결 시 기대할 수 있는 실적 변화를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분기 평균 실적은 애플페이 도입 전(2019년 1분기~2023년 1분기) 21조원에서 애플페이 도입 이후(2023년 2분기~2024년 4분기) 32조원으로 4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분기 평균 전체이용액은 26조원에서 39조5000억원으로 51.4% 늘었다.

그러나 연구 결과 당기순이익 등 실적에 애플페이 도입이 미친 영향은 유의하지 않았다. 김 교수는 애플페이 도입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도입 이후 나타난 개인카드이용액(1조5000억원), 법인카드이용액(9000억원), 전체이용액(2조4000억원), 당기순이익(44억4200만원) 증가분과 애플페이 도입 사이 큰 연관성을 찾아 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반면 애플페이 도입과 삼성페이 수수료 개시로 인한 비용은 1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김 교수는 일본 카드 거래 수수료율(0.15%)을 가정하면 애플페이와 삼성페이 수수료가 1337억원에 달한다고 계산했다. 애플페이 수수료는 341억원, 삼성페이 수수료는 997억원 규모다. 이는 지난해 휴대폰제조사 간편결제 이용금액에 수수료율과 시장점유율을 곱한 값이다.

문제는 최근 카드사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뒤이어 연사로 나선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에 따르면 카드업계의 투하자본이익률(ROI)는 지난해 0.6%까지 떨어졌다. 적격비용제도가 도입된 2012년 1.2% 수준에서 절반 이상 지속 감소했다. 서 교수는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애플페이를 도입했을 때 카드사가 큰 비용을 부담할 뿐 실적을 개선할 수 없다면, 고객 편의를 위해 도입하더라도 대안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온다. 김 교수는 “수수료뿐 아니라 단말기 설치 비용도 발생한다”며 “카드사들이 내는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드사 대신 결제시장에 진입한 기업이 지불하는 등의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박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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