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경기 둔화에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내렸다. 내수 부진 장기화에 미국발 상호관세 충격에 따른 리스크 우려까지 겹치면서 경기 부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통위는 29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0.25%포인트(p) 내린 2.50%로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연달아 0.25%p씩 금리를 인하한 뒤 올해 동결(1월), 인하(2월), 동결(4월) 행보를 보여왔다.
이날 금리 인하 결정은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27일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의 응답을 분석한 채권시장 지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9%는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이는 지난달 집계된 응답률인 12% 대비 57%p 급증한 수치다.
금리 동결의 배경에는 경기 둔화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 인하 발표와 함께 올해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0.8%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2월 전망치(1.5%) 대비 0.7%p 줄어든 수치로 지난 2020년 8월(1.1%p 조정) 이후 최대폭의 하향 조정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도 이달 들어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는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금리 인하 발목을 잡던 고환율 현상의 일부 해소도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4월 금통위 당시 원·달러 환율은 미국발 상호관세 부과 여파에 1487.60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후 미국과 주요국 간 관세협상 진전 등으로 아시아 통화 강세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원화는 하향세를 시현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8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