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권 예금금리가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시장금리가 낮아진 영향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3개 정기예금(거치식 예금) 상품의 기본금리를 상품·만기·이자지급 방식에 따라 연 0.10~0.25%포인트(p) 낮추기로 했다.
IBK기업은행도 같은 날 정기예금 2개를 비롯해 정기적금 2개, 입출금식 2개, 판매종료 예금 상품 11개의 기본금리를 일제히 0.20~0.25%p 내린다.
앞서 SC제일은행과 NH농협은행도 지난 2일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20~0.30%p 하향 조정했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지난달 말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직후 예금 금리를 일제히 0.10~0.30%p 내렸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7일 기준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2.50∼2.85% 수준이다. 약 한 달 만에 상단은 0.08%p, 하단은 0.25%p 내렸다. 기본금리는 2.15~2.55%로 상품 상당수가 기준금리를 밑돈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예금은행 정기예금(1년 만기) 가중평균 금리는 2.73%이다. 2022년 6월(2.73%)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예금금리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시중 자금이 주식·가상자산·부동산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하반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할 경우, 은행의 예금금리 인하를 막기는 어렵다”며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