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1일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의 첫 정상 통화에서 원자력 협력을 넘어 첨단산업과 인프라를 아우르는 포괄적 경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최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대규모 체코 신규 원전 수주가 양국 협력의 전기를 마련한 만큼, 문화·인적 교류 강화에도 뜻을 같이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이날 오후 4시부터 약 20분간 피알라 총리와 통화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통화에서 취임 축하 인사를 전한 피알라 총리에게 사의를 표하고 “올해는 한·체코 수교 35주년이자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로, 양국 관계가 다양한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둔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통화는 취임 일주일 만에 이뤄진 네 번째 정상 간 소통으로, 앞서 미국, 일본, 중국 순이었다. 

정치권에서는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 통화 상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과 달리 체코가 선택됐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지난 5일 한수원이 체코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소(EDU II) 사업자로부터 본계약을 체결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UAE 바라카 원전(2009년)에 이은 두 번째 대규모 원전 수출이자, 유럽 시장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이 대통령은 체코에 진출한 100여 개의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아울러 “편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해달라”는 요청에 피알라 총리는 사의를 표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유럽 정상과의 첫 통화 배경과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내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만남을 계획 중인 가운데, 일정 조율이 빠르게 이뤄진 체코와 먼저 통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