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화장품 ODM(제조자 개발생산) 3사가 2분기 나란히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국콜마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수익성을 지켰고, 코스맥스는 글로벌 시장 확장을 통해 외형을 키웠다. 코스메카코리아는 OGM(맞춤형 제조) 모델로 차별화를 꾀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산업 전반에선 인디브랜드의 해외 진출 확대, 특정 제품군의 글로벌 인기, 규제 대응 역량 등이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제약, 건강기능식품, 용기 제조 등 비화장품 부문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왔다. 대형 국내 화장품사와의 안정적인 거래를 기반으로 인디브랜드 해외 수출을 병행하며 리스크를 분산하는 보수적 성장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2분기 연결 매출은 73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35억 원으로 2.4% 늘며 매출·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 법인은 선케어 제품 비중을 33%로 유지하면서 메이크업 매출 비중을 18%까지 확대했다. 중국 법인은 부진했지만, 미국과 캐나다 법인의 손익 개선이 전체 실적을 방어했다.
비화장품 부문도 성장세를 보였다. 제약 계열사 HK이노엔과 화장품 용기 제조사 연우 모두 매출이 증가하며 그룹 전체 포트폴리오 안정성에 기여했다. 이를 통해 한국콜마는 특정 지역·제품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경기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스킨케어 브랜드의 글로벌 수출 확대에 주력할 계획으로, 제약·건기식·용기 제조까지 아우르는 구조가 장기적인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화장품 단일 업종에 집중하면서 글로벌 생산거점과 제품군 확장을 앞세운 공격적인 외형 성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코스맥스 역시 2분기 매출 6236억원, 영업이익 608억원으로 각각 13.1%, 30.2% 증가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성장세를 이끈 것은 국내 법인으로, 매출이 20.8%, 영업이익이 44.6% 늘었다. 하이드로겔 마스크팩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선케어 제품은 50% 이상 늘며 신성장 축으로 자리 잡았다.
해외 법인 가운데 태국 법인은 선케어 대량 수주에 힘입어 매출이 124.1% 급증했다. 해외에서는 태국 법인이 선케어 대량 수주로 매출이 124.1% 급증했고, 동남아 지역에선 태국·인도네시아 법인의 공동 영업으로 베트남·인도 등 인접국 시장 진출을 확대 중이다. OBM(제조업자 브랜드 개발·생산) 방식 도입도 눈에 띈다. 이는 제조와 함께 제품 콘셉트, 디자인까지 맡아 고객사 의존도를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다만 미국 법인은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 신규 고객사 매출 반영에 기대를 걸고 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대규모 거래보다는 인디브랜드와 신흥 브랜드의 맞춤형 프로젝트에 강점을 두고 있다. 해외 인허가·규제 대응, 제품 콘셉트 제안 등 비제조 영역을 포괄하는 OGM 모델을 통해 틈새시장을 깊게 파고드는 방식이다. 코스메카코리아는 2분기 매출 1617억원, 영업이익 230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12.5%, 27.2% 증가했다. 한국 법인은 색조 제품 매출이 20.9% 늘었고, 기초화장품 부문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유지했다. 미국 잉글우드랩은 선스크린과 인디브랜드 수주 확대, 자동화 설비 도입 효과로 원가 절감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했다.
중국 법인은 적자가 지속되지만 색조 매출 확대에 따라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코스메카코리아는 ‘규제연구팀’을 운영하며 해외 인허가·성분 규제 대응을 지원한다.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수출국의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제품 개발부터 수출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OGM 모델은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ODM이라 해도 거래 고객사의 규모와 지역, 사업 포트폴리오, 연구개발 방향에 따라 전략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ODM이 단순 제조를 넘어 제품 기획, 연구, 인허가 지원까지 확장하는 상황에서 누가 먼저 고부가가치 영역에서 확실한 경쟁우위를 확보하느냐가 관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