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경제] 아시아나항공이 사고기 조종사의 이름을 엉터리로 적어 조롱한 미국 방송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조종사는 물론, 회사의 명예까지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며 “해당 내용을 보도한 미국 방송사 KTVU와 이를 확인한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를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폭스방송의 자회사이자 샌프란시스코 지역방송인 KTVU의 정오뉴스 진행자 토리 캠벨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사고기 조종사들의 이름을 “섬팅웡(Sum Ting Wong), 위투로(Wi Tu Lo), 호리퍽(Ho Lee Fuk), 뱅딩오(Bang Ding Ow)”라고 보도했다.
이는 “뭔가 잘못됐다(Something Wrong), 너무 낮다(We Too Low), 젠장(Holy Fu**), 쾅 쿵 으악(Bang Ding Ow·충돌과 비명의 의성어)”이라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사고 순간을 희화하고 아시아인을 비하한 것이다.
방송국 측은 NTSB의 인턴 직원에게 이 같은 이름을 확인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과 시청자들은 질타를 쏟아냈다. 토리 캠벨은 뉴스에서 “NTSB의 확인에도 불구하고 해당 이름들이 정확하지 않았다. 실수에 사과한다”고 말했지만 비판 여론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현지 네티즌들은 “방송국이 지금 뭔가 잘못됐다(Sum Ting Wong)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거나 “비극적 순간에도 조롱할 단어를 떠올린 악마”라며 항의했다. 비판 여론은 세계로 확산됐다. 영국 데일리메일의 정치담당 편집장인 제임스 채프먼은 트위터(@jameschappers)에 “악몽의 헛소리”라고 비난해 많은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었다.
NTSB는 “위원회가 사고기 승객이나 승무원의 이름을 언론에 제공하거나 확인하지 않는다. 부정확하고 모욕적인 이름을 확인해준 것은 하계 인턴의 권한 범위에서 벗어난 실수였다”고 사과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아시아나항공 보도자료 전문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의 KTVU 방송국에서 조종사를 비하하는 보도가 나온 것과 관련해, 해당 방송국과 NTSB(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방송인 KTVU는 지난 12일(현지시간) NTSB의 발표 내용을 전하면서, 조종사 이름에 대해 아시아인을 저급하게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해 보도했다.
NTSB에 따르면, 이번 보도는 NTSB의 인턴 직원이 해당 이름을 방송국에 확인해 준 것으로 밝혀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KTVU의 보도는 조종사 4명은 물론, 회사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사건이다”며, “해당 내용으로 보도를 실시한 KTVU와 이를 확인해 준 NTSB를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KTVU는 미국 폭스(FOX) TV의 자회사로서, 샌프란시스코 지역을 대상으로 한 지역 방송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