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스포츠] 소를 팔아 딸이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까지 뒷바라지한 부정(父情)과 그 사랑에 우승으로 화답한 선수가 화제다.
훈훈한 스토리의 주인공은 미국의 스노보드 대표 케이틀린 패링턴(25)이다.
그는 13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로사 쿠토르 익스트림 파크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결승에 나서 91.75점을 획득했다. 세계적인 스타들 틈에서 주목받지 못한 그가 깜짝 1위에 오른 것이다.
패링턴은 결승전이 끝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성장 과정을 소개하며 아버지의 헌신적인 지원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AFP통신은 패링턴이 “스노보드에 입문하게 된 후 큰 대회에 나가게 되면서부터 아버지는 내 뒷바라지를 위해 농장의 소를 내다 팔아야 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미국 북서부 내륙에 위치한 아이다호주의 시골 농장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고등학생 시절엔 우시장에 소 팔러 나가는 아버지를 도와 트럭에 소를 싣는 작업을 도와주며 ‘카우걸’로 성장했다.
패링턴은 “스노보드를 타다가 힘들 때면 부모님이 ‘카우걸, 힘내’라고 격려해주셨다”며 “농장에서 보낸 유년시절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올림픽 챔피언으로 만들었다”며 감회에 젖었다.
또 “부모님은 내가 스노보드를 시작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도와주셨다”며 “금메달을 땄으니 이젠 나를 위해 팔았던 소를 아까워하지 않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패링턴은 금메달 후보가 아니었지만 처음 밟아본 올림픽 무대에서 이전 올림픽 챔피언 3명을 제치고 당당히 최고의 자리에 섰다.
시상식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패링턴 아래로 2010 밴쿠버 금메달리스트 토라 브라이트(호주·은메달)와 2002 솔트레이크시티 챔피언 켈리 클라크(미국·동메달)가 좌·우에 섰다. 2006 토리노 금메달리스트 한나 테터(미국)는 패링턴에 밀려 시상대에 오르지도 못했다.
앞서 패링턴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4위에 올랐고 2013~2014 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도 5위에 머물렀으나 소치에서 대이변을 일으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정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