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리포트] 어린이 축농증도 풍선확장술로 치료

이기수 / 기사승인 : 2020-05-15 09: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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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축농증, 풍선확장술로 치료
#글// 이건중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코질환센터 전문의

이건중 전문의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코질환센터

축농증이라고 하면 주로 어른이 걸리는 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의외로 급성 축농증은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에게서도 흔히 발견된다. 급성 축농증은 감기에 걸린 뒤 치료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았을 때 주로 발병한다. 어린이는 어른보다 감기에 많이 걸리는 만큼 급성 축농증도 더 많이 생길 수 있다.

그런데 급성 축농증에 걸린 뒤 축농증의 원인 부위인 부비동이 완전히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고 증상만 좋아진 상태에서 치료를 멈추는 이들이 있다. 대부분 치료를 해도 그 때뿐 얼마 안 가서 축농증이 다시 생긴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이들이다. 급성 축농증 재발이 반복되면 어느새 만성 축농증으로 악화되기 쉬우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축농증은 말 그대로 콧속에 농이 고인 것이다. 코 안쪽에는 비강이라는 빈 공간이 있고, 이 비강은 동굴 모양의 더 작은 공간인 부비동(4쌍)과 연결돼 있다. 부비동에 염증이 생겨 분비물이 증가하고, 이것이 잘 배출되지 않고 고여서 농으로 변하는 것이 축농증이다. 축농증에 걸리면 코가 막히고, 냄새나는 노란 콧물이 흐르며, 끈적한 콧물이 목으로 넘어가 기침도 난다. 때로는 부비동이 있는 부위인 뺨이나 이마 등에 통증도 생긴다. 

축농증은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하는데, 급성 축농증은 약물로 치료하며 대부분 약물 치료만으로 증상이 잘 조절된다. 물론 축농증이 자주 재발해 만성화된 만성 축농증 역시 먼저 약물로 치료하는 게 원칙이다. 다만, 축농증을 약물로 치료할 때는 증상이 없어진 듯 해도 부비동이 완전히 정상으로 회복될 때까지 충분한 기간 동안 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축농증이 재발과 치료를 반복하다 점차 악화되면 약물로 증상이 좋아지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코막힘이 심해서 깊은 잠을 자기 어렵거나 일상생활이 크게 불편할 때는 수술을 고려한다. 축농증 수술을 할 때는 부비동의 염증 조직과 염증성 분비물을 제거하고, 부비동 입구의 뼈를 약간 잘라내 입구를 넓혀줌으로써 부비동의 환기가 잘 되게 한다,

부비동을 구성하는 코뼈는 대개 17세까지 성장하기 때문에 그 이전의 어린이·청소년에게는 축농증 수술을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코뼈를 건드리지 않고도 비슷한 효과를 내는 시술이 활발히 시행되고 있는데, 바로 ‘축농증 풍선 확장술’이다(사진 참조).

코내시경을 이용한 축농증 풍선확장술 시술 광경.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제공

축농증 풍선확장술은 가느다란 관을 통해 풍선 카테터를 부비동 입구로 밀어 넣은 뒤 풍선을 팽창시켜 좁아진 입구를 넓힌 후 필요에 따라 추가로 부비동을 세척해준다. 그 결과 부비동의 환기가 잘 돼 축농증이 치료된다. 축농증 풍선 확장술은 피부 절개를 하지 않고, 내시경으로 콧속을 직접 들여다보며 시행한다. 또 기존의 축농증 수술과 달리 부비동의 코뼈나 점막을 제거하지 않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며 통증도 크게 줄었다.

하지만 축농증이라고 해서 모두 다 풍선 확장술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미간에 있는 부비동에 축농증이 생겼거나 ▲부비동에 물혹이 있거나 ▲과거에 축농증 수술을 한 적이 있거나 ▲종양성 병변이나 진균성 축농증이 의심될 때는 이 시술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축농증에 걸린 어린이에게 풍선 확장술을 시행할지 여부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한 후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