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리포트] 지긋지긋, 알레르기 비염 기승

기사승인 2020-06-05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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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 꽃가루 알레르기 비염
#글// 정도광 하나이비인후과병원 대표원장

정도광 하나이비인후과병원 대표원장

코에 생기는 질환 중에 성가시고 재발이 잦은 것으로 1, 2위를 다투는 것이 비염이다. 비염은 재채기와 콧물이 나거나 코가 막히는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증상은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비염을 유발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해 치료 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봄철에 유독 비염 증상이 심해진다면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야 한다.

 

비염은 원인에 따라 흔히 감기라 부르는 감염성 비염에서부터 알레르기 비염, 혈관운동성 비염, 미각성 비염, 임신성 비염, 비후성 비염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알레르기 비염은 특정 물질(항원)을 코로 흡입했을 때, 콧속 비강 점막이 과민반응(알레르기)을 일으켜 염증이 생기고 부어서 재채기나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눈이나 코 가려움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는 항원은 집 먼지 진드기가 가장 흔하다. 환자의 80%가 집 먼지 진드기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정도다. 다음으로는 꽃가루, 개나 고양이의 털이나 분비물, 곰팡이, 바퀴벌레 등의 순으로 알레르기가 많다. 또 많은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이 2가지 이상의 항원에 알레르기가 있다.

 

꽃가루 알레르기 비염은 최근 20~30년 새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기후 변화와 대기 오염의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 기후가 점차 아열대 기후에 가까워지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이 증가하면서 꽃이 피는 기간이 길어지고,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정도를 말하는 항원성도 높아졌다. 또 대기 오염이 악화되면서 코 점막도 더 민감해져서 꽃가루 알레르기 비염이 증가했다.

 

알레르기 비염 치료를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어떤 항원에 알레르기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는 알레르기 피부반응검사로 15~20분이면 알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 치료의 기본은 항원에 노출되지 않는 회피요법이 기본이다. 약물치료를 하든, 수술로 치료하든 간에 회피요법을 꾸준히 실천하지 않으면 치료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 

 

꽃가루 알레르기라면 기상청에서 예보하는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를 참고해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시기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꽃가루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에 노출되는 시간과 활동 강도에 비례하므로 꽃가루가 심한 날에는 실외 운동은 피해야 한다. 부득이 외출해야 할 때는 마스크를 쓰고, 귀가 후에는 머리와 옷을 잘 털고 손과 얼굴을 씻으며, 생리식염수로 콧속을 씻는 코 세척을 하면 더욱 좋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정도광 대표원장이 코내시경으로 비염 환자의 콧속을 살펴보고 있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제공

알레르기 비염은 기본적으로 약물로 치료하는데, 약물에 반응이 좋아서 비교적 빨리 증상이 완화된다. 하지만 염증으로 부은 비강 점막이 정상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증상이 호전된 뒤에도 전문의 처방에 따라 꾸준히 약물 치료를 해야 한다.

 

또한 알레르기 비염이 심하지 않을 때는 항원에 접촉했을 때만 증상이 나타나지만, 한번 생긴 증상이 심해지면 항원에 노출되지 않을 때도 증상이 계속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비염 증상이 시작됐을 때 미루지 않고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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