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끝났어요, 유료예요" T맵·카카오T '갈등'

구현화 / 기사승인 : 2021-03-18 05: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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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와 T맵 등 양대 모빌리티사 서비스 수익화 시동
이용자들 "유료화 철회하라" 비판 거세
양대 모빌리티 경쟁 심화에 유료화 카드 꺼낸 듯

T맵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 /제공=SK텔레콤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지도 서비스 T맵·택시콜 서비스인 카카오T가 전격 유료화되면서 소비자단체와 택시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그동안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용자를 늘려왔던 모빌리티 업체들이 나란히 유료화 수순을 밟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가입자들이 무료로 이용했던 T맵 서비스를 오는 4월 19일부터 유료 전환한다. T맵의 서비스 제공 주체가 기존 SKT에서 새롭게 분사한 T맵모빌리티로 이전됨에 따른 조치라고 사측은 설명했다.  

이 같은 조치로 이제 T맵을 사용하려면 데이터요금을 내야 한다. SK텔레콤은 종료 후 6개월간 매달 100MB의 데이터를 제공해주겠다고 공지했다. 무제한 요금제는 이용요금 청구 없이 무제한 사용할 수 있어 사실상 무제한 요금제로의 이동을 유도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티맵모빌리티 측은 "기존의 SK텔레콤에서 티맵모빌리티가 별도법인으로 분리되면서 공정거래법상으로 SK텔레콤 사용자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T도 그동안 택시기사들에게 무료로 제공해온 콜 서비스에 유료 상품을 선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일반택시를 위한 월 9만9000원의 '프로 멤버십'을 출시했다. 카카오T 콜 서비스의 유료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타다나 우버, 마카롱택시 등 주요 가맹택시 사업자에는 카카오T 콜을 받으려면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내는 업무 제휴를 제안했다. 유료서비스는 카카오의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는 제외되어 카카오T블루 가맹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실상 양대 모빌리티 회사인 이들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유료화로 돈벌이에 나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T맵은 가입자수 1845만명으로 내비게이션 시장 점유율 79%를 점유하는 1위 사업자이며, 월간 실사용자가 1289만명에 이른다. 

카카오T도 택시 호출 플랫폼 시장의 80%를 차지하며 사실상 택시기사들이 카카오T에 종속된 관계를 보여왔다. 카카오T가 자리잡으면서 지역별로 운영돼 오던 기존 브랜드 콜 사업이 무력화하거나 고사되며 택시기사들의 선택권도 크게 축소된 상태다. 

당장 반발은 거세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17일 T맵 유료전환에 대한 입장을 내고 "SKT의 T맵 서비스 유료전환은 자사의 수익에 따라 고객서비스를 내팽개치는 돈벌이에만 혈안된 처사"라며 "데이터 무제한 이용고객과 그렇지 않은 고객을 분리하는 이용자 차별 행위"라고 비판했다. 

시민회의는 "그간 SK텔레콤이 추구한 사회적 가치와 동떨어진 모습"이라며 "오로지 수익만을 위해 유료전환한 조치는 허구적 이미지를 다시한번 확인해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택시4단체도 카카오T의 유료화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엽회는 성명을 내고 "카카오는 고율의 가맹수수료를 부과하고, 콜 몰아주기와 같은 시장교란 행위를 자행하고, 카카오T사업을 운영하며 독점적 지배시장 지위를 악용해 선별가입을 받는 등 시장 질서를 훼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카카오 택시 호출 거부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해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라며 "고율로 설정되어 있는 가맹택시 수수료 부과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등의 조치와 함께 택시산업 구성원과 동반성장을 도모하라"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양대 모빌리티의 유료화 전환은 카카오T로 대표되는 카카오 주도의 모빌리티 시장에 T맵모빌리티가 새로 출현하며 벌어지고 있다. 

T맵모빌리티는 시장에 파고들기 위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사 중심의 시장을 공고히 하기 위해 기존 사업에서 유료화를 본격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T맵모빌리티는 지난 11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모빌리티 사업부 분할을 통과시킨 바 있다. 당시 T맵모빌리티는 T맵을 중심으로 티맵택시와 대리운전, 주차, 대중교통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사실상 카카오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삼아 택시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티맵모빌리티는 현재 카카오T 브랜드를 필두로 한 카카오모빌리티의 가장 큰 대항마로 꼽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콜 서비스인 카카오T택시를 필두로 프리미엄인 블랙, 바이크, 대리, 주차, 내비, 셔틀까지 모든 모빌리티 사업을 아우르고 있다.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그동안 적자를 키우는 출혈을 감수하며 사업 확장에 주력해왔던 카카오T로서는 기존 플랫폼에서 수익을 내야 하는 동시에 강력한 경쟁자인 티맵모빌리티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올해는 전사적으로 수익을 내는 원년으로 삼고 있어 더욱 부담감이 크다.

배재현 카카오 부사장은 지난 2월 작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모빌리티 사업은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되고, 연간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을 기대한다"라며 "비용구조 효율화로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양사간 경쟁이 예고되면서 각자 특화한 서비스를 강조해 실탄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