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당선에 웃는 건설사들…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안세진 / 기사승인 : 2021-04-10 06: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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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
건설사 “리모델링서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조합 생길지도”
전문가들 “큰 변화는 없을 것…정부가 허락할까” 

사진=안세진 기자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재건축 규제 완화, 35층 높이 제한 해제 등을 공약으로 내건 오세훈 서울시장 등판으로 건설업계가 어깨춤을 추고 있다. 당초 리모델링으로 사업 방향을 잡았던 일부 단지에서는 공사기간 등 사업성을 따져 다시 재건축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재건축 규제 완화는 중앙정부와의 협업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쉽지 않을 거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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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선회 가능성도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부동산 공약으로 35층룰 완화, 용적률 완화, 인허가권 간소화 등의 재건축 규제 완화를 내걸었다. 특히 서울 아파트를 35층 밑으로 짓게 하는 35층 규제가 풀릴 경우 사업은 더욱 가시권 안에 들게 될 전망이다. 현재 서울 내에서 공급하는 아파트(주상복합 제외)는 용도지역·입지 등을 고려해도 최고층이 35층으로 제한된다. 고층 아파트가 조망권·일조권 등을 독점하고 자연경관과 부조화를 이룬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는 이를 근거로 강남구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에 제동을 걸어왔다.

이에 따라 재건축 사업을 시공하는 건설사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재건축 규제가 풀리면 건설사들에게 수주 기회가 늘게 되고 그만큼 수익도 보장되기 때문이다. 앞서 대형건설사들은 정부의 재건축 규제 기조가 이어지자 리모델링 사업까지 손을 뻗쳤다. 리모델링 사업은 대형사 입장에서 수익성이 낮아 그동안 중견건설사들의 몫이었다. 하지만 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을 비롯해 최근에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까지 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든 상황이다. 

이번 오세훈 시장 당선으로 건설업계에서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면서도 기쁜 내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리모델링보다 재건축이 더욱 사업성이 크다. 공급 규모 차원에서 다르기 때문”이라며 “이번 오세훈 시장 당선으로 인허가 등에 있어서 자유로워지면서 재건축시장에 훈풍이 불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사업이 그동안 건설사들 사이에서 부상한 이유는 규제에 있어 재건축보다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사업의 주체인 조합들이 규제를 피해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한 것”이라며 “결국 사업은 조합이 결정한다. 기존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도 공사기간 등을 고려해 사업성을 따져서 재건축이 유리한다면 이쪽으로 선회하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사진=쿠키뉴스 DB


재건축 시장에는 이미 기대감 반영


실제 시장에서는 이미 이같은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4월 첫째 주 기준 강남권에서는 송파구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0.1%를 기록하며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해당 지역에는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가 재건축을 앞두고 있다. 해당 조합은 2년 만에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고, 현재 적정성 검토 결과를 앞두고 있다.

강남구의 경우 0.08%를 기록했다. 강남구는 압구정‧개포동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값이 상승했다. 실제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치동 은마아파트 76.79㎡(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2일 신고가인 22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1월 21억7000만원, 2월 22억원에서 고점을 높였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7차’ 245.2㎡는 이달 5일 80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8월 같은 면적이 65억원에 거래된 후 15억원 뛴 것. 이 지역 ‘현대1차’ 196.21㎡는 지난달 63억원에 거래됐는데, 한 달 전 거래건보다(51억5000만원)보다 10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강북 지역에서도 노원(0.09%)·마포구(0.05%)에서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상계·중계동 및 성산동 구축이 오름세를 주도했다. 해당 지역에서는 현재 상계주공아파트(1~14단지·상계동) 등이 안전진단을 진행 중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다발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박태현 기자 2021.04.08


"국토부와 협의해야 하는데."


다만 전문가들은 오세훈 시장이 당선됐다고 하더라도 당장의 부동산 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일주일 내 각종 규제를 완화하겠다고는 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항”이라며 “시장에서 원하는 요구를 충족하려면 조례 개정 등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시의회를 여당이 장악하고 있을뿐더러, 이같은 규제 완화는 사실상 국토부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시장이 1년여 정도 되는 짧은 임기 동안 민간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의 공약들을 이뤄내기란 어렵다”면서 “다만 꾸준히 추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다음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잡을 수 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