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큐에 끝내는 ‘에스파 세계관’

기사승인 2021-05-28 07: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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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큐에 끝내는 ‘에스파 세계관’
그룹 에스파. 사진엔 4명뿐이지만 8인조다.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또 다른 자아인 아바타를 만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 SM엔터테인먼트(SM)가 지난해 내놓은 그룹 에스파의 세계관은 웬만한 K팝 마니아라도 얼른 이해하기 어렵다. 아이돌 그룹으로는 처음으로 현실과 가상 세계를 융합해서다. 싱크, 광야, 나비스…, 아무리 들어도 수수께끼 같다면 아래 기사를 차근히 읽어보자. 당신의 아바타를 만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하이!”라고 인사할 수 있도록.

■ 기본 다지기

SMCU란? SM이 선보이는 문화 세계관인 ‘SM Culture Universe’를 줄인 말.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활용해 아티스트와 음악을 표현하는 프로젝트다. SM은 이 프로젝트 첫 주자로 내세운 에스파를 비롯해 엑소·레드벨벳·NCT 등 여러 그룹의 세계관을 SMCU 안에서 펼쳐나갈 계획이다. 각 그룹 세계관은 SMCU 안에서 독립적으로 전개되며, 때로는 세계관이 두 개 이상 연결돼 새로운 이야기를 펼칠 수도 있다.

에스파 세계관은? 현실세계에 사는 아티스트 멤버와 가상세계에 존재하는 아바타 멤버가 현실과 가상 중간 세계인 디지털 세계를 통해 소통하고 교감하며 성장해가는 이야기.

한 큐에 끝내는 ‘에스파 세계관’
액션 게임을 즐기는 에스파 멤버 윈터(왼쪽)와 그의 아바타인 아이-윈터.
■ 용어 설명

아이(æ): 인간이 제공한 디지털 데이터를 토대로 만들어진 존재. 속칭 아바타. 자유의지로 생각하고 행동하지만, 원전(인간)이 취사 공개한 데이터로 인격이 형성돼 “자기 자신이면서도 자신이 아니기도 한 것”(SMCU 세계관 영상 1화 ‘블랙맘바’)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는 자신의 ‘아이’와 활발히 교류하지만, ‘아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플랫(FLAT): ‘아이’들이 사는 가상 세계.

싱크(SYNK): 인간과 ‘아이’가 연결된 상태. 처음엔 메시지로 시작해 음성으로 교류하다가 싱크 레벨이 계속되면 ‘아이’가 현실 세계로 진입할 수도 있다. 연결이 끊어진 상태는 ‘싱크아웃’이라 부른다.

리콜(REKALL): 싱크 레벨이 지속돼 ‘아이’가 현실 세계로 오는 현상.

포스(P.O.S·Port of Soul): 플랫과 현실 세계를 이어주는 통로. ‘아이’는 포스를 열어 현실 세계로 올 수 있다. ‘아이’가 알려지기 전에는 포스가 생성된 흔적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빛을 내는 싱크홀’로 여겨졌다.

나비스(nævis): 인간과 ‘아이’가 연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공지능 시스템. 가상 세계 플랫에 있으며, ‘광야’로 향하는 문을 열 수 있다.

블랙맘바(Black Mamba): 인간과 ‘아이’의 싱크를 방해하는 존재. 에스파가 발표한 ‘블랙맘바’와 ‘넥스트 레벨’(Next level) 가사를 종합하면 블랙맘바는 탐욕을 먹고 자라난 매혹적인 존재로, 환각 퀘스트를 만들어내 인간과 ‘아이’를 분리시키려 한다. 지금은 ‘광야’를 떠돌고 있다.

광야(KWANGYA): 플랫 너머 아무것도 규정되지 않은 무규칙, 무정형, 무한의 영역. 아이-에스파는 에스파와 싱크가 끊기자, 블랙맘바를 찾아 ‘광야’로 떠난다. ‘넥스트 레벨’ 뮤직비디오에 나타난 ‘광야’의 위도와 경도를 현실 세계 지도에서 추적하면, SM이 다음달 이전하는 서울 성동구 신사옥이 나타난다.

■ 심화 학습

한 큐에 끝내는 ‘에스파 세계관’
그룹 NCT 세계관에 등장하는 광야.
NCT 세계관 속 ‘광야’: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이자 SMCU를 이루는 또 다른 축인 그룹 NCT 세계관에도 ‘광야’가 등장한다. 다만 이들 세계관에서 ‘광야’는 ‘팽창하는 무의식 세계에서 여과 작용으로 만들어진 파동’(NCT 2020 세계관 영상 ‘더 패스트 & 퓨처 – 에테르’)으로 정의된다. NCT 2020 음반에 실린 노래 ‘나인티스 러브’(90’s Love)에선 “광야를 넘어 더욱 가까이 와”라는 가사가 등장하기도 한다. 

코스모(KOSMO)? 에스파와 NCT 세계관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알려지지 않은 세계. NCT는 연합유닛인 NCT U가 부른 ‘나인티스 러브’에서 “어쩌면 닿을 듯한 / 코스모를 느낀 거야 난”이라고 노래하고, 에스파 신곡 ‘넥스트 레벨’에도 “코스모에 닿을 때까지”라는 구절이 나온다.

wild37@kukinews.com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