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지에 깔려 사망한 노동자…노조 “구급차 떠나기도 전에 작업 재개”

이소연 / 기사승인 : 2021-05-31 11: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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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후 정리된 현장.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제공.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파지 더미에 깔려 노동자가 사망한 직후 업체에서 동일한 방법으로 작업 재개를 지시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30일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에 따르면 화물차 운전기사 고(故) 장모씨는 지난 26일 오전 9시15분 세종시 쌍용 C&B 공장에서 컨테이너 문 개방 중 파지 더미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파지 더미 무게는 300~500㎏에 달했다. 장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튿날인 27일 세상을 떠났다. 

노조는 쌍용 C&B의 대처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CCTV를 확인한 결과, 장씨를 태운 119구급차량이 공장을 떠나기도 전인 오전 9시43분 동일한 방법으로 작업이 재개됐다. 사고 후 약 30분 만이다. 같은 날 오전 10시15분에는 장씨를 덮친 파지 더미가 지게차에 의해 옮겨졌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중대재해 발생 현장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중대재해의 원인조사를 위해서다.  

노조는 “사고 현장을 은폐하는 것도 모자라 사고 상황과 동일한 방식으로 위험하게 작업을 진행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누가 해도 위험한 경사진 도크작업을 하지 않아야 한다”며 “화물이 쏟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물차 운전기사들이 운송 외에 다른 업무를 강요받고 있다는 언급도 있었다. 노조는 “상하차 업무와 청소 업무는 화물 노동자의 고유 운송 업무가 아닌 운송 외 업무”라면서 “화물 노동자는 원청, 하청, 운송사 등의 압력에 의해 업무 외의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