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순항할 수 있을까…전교조 설문조사서 92.7% “문제 있다”

이소연 / 기사승인 : 2021-07-22 1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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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3 학생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6월 모의평가를 준비하고 있다. 2021.06.03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는 고교학점제와 관련해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고교학점제를 미리 시행 중인 연구·선도학교에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22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교학점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고교학점제는 대학처럼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고 정해진 만큼 학점을 채우면 졸업하는 제도다. 지난 2018년부터 연구·선도학교를 중심으로 고교학점제가 도입됐다. 오는 2025년부터 전국 모든 고교에서 시행된다. 

전교조는 지난 5일부터 20일까지 일반계고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를 대상으로 의견조사를 실시했다. 939개교 중 548개교가 응답에 참여했다. 전체 응답자 중 65.8%는 고교학점제에 대해 ‘재검토 및 문제점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반대 26.9%, 찬성 7.3%로 집계됐다. 전교조는 “현재 시점에서 고교학점제를 재검토하고 선결과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 교사들이 지적한 문제점은 무엇일까. 한 교사가 많은 과목을 담당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학교에서 한 교사가 최대 몇 과목을 담당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3과목 이상을 담당한다는 응답이 91.3%에 달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3과목 63.6%, 4과목 23.9%, 5과목 이상 3.8%였다. 전교조는 “준비해야 하는 수업이 과도하게 많을 경우, 준비 시간이 부족해 수업의 질이 낮아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교사의 희망에 반해 전공과 관련 없는 과목을 담당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체 응답자 중 34.7%는 희망에 반해 전공과 관련 없는 과목을 담당한다고 밝혔다. 희망하는 경우를 합하면 전공과 관련 없는 과목을 담당하는 사례가 늘 것이라고 추정됐다. 

일반계고에 전문 교과를 개설하는 것에 대해서도 48.3%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동의 34%, 잘 모름 15.4%, 기타 2.3%로 집계됐다. 전문교과 개설을 통한 학교 간 경쟁 심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서울의 한 직업계고등학교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사진=쿠키뉴스 DB
일반계고만의 문제가 아니다. 직업계고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오는 2022년부터 전체 직업계고에 고교학점제가 적용된다. 직업계고 중 마이스터고에서는 지난해부터 고교학점제를 시행 중이다. 

김경엽 전교조 직업교육위원장은 “직업계고에서도 반대 의견이 높다”며 “교사 수급이 가장 문제다. 포크레인 운용·영상제작 등 교사들이 연수를 받지만 전문가처럼 가르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색은 갖춰지고 있지만 교육부가 바라는 방향과 다르게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다”며 “교육의 질이 외려 떨어지게 되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교조는 △성취평가제 전면 확대 및 대입제도 개편방안 우선 제시 △다과목(교과) 지도교사 수업시수 감축 △행정업무경감을 위한 대책 마련 △기본소양 함양을 위한 공통과목 확대 △교육과정 편성시 민주적 운영 제도화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중·소도시 및 농·어촌 지역 특별지원 △고교학점제 문제 개선을 위한 교원단체 상설협의체 운영 등을 교육부에 촉구했다.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