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 누구 해설 들을래?” 3인3색 리액션 돌아보기 [올림픽]

이준범 / 기사승인 : 2021-07-28 06:5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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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SBS, KBS 올림픽 축구 중계진. 각 방송사 제공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올림픽 축구를 보는 시청자의 선택은 안정환이었다. 지난 22일 일본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2020 도쿄올림픽 B조 예선 첫 경기 뉴질랜드전에서 지상파 3사의 시청률은 SBS 3.5%, KBS2 3.3%, MBC 3.2%(닐슨코리아 기준) 순으로 비슷했다. 두 번째 경기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2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루마니아전에선 MBC 13.9%, KBS2 10.8%, SBS 8.3%로 안정환 해설위원이 이끄는 MBC 중계진이 조원희 해설위원의 KBS, 최용수 해설위원의 SBS를 제치고 우위를 점했다.

28일 오후 5시30분 일본 요코하마 국제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온두라스의 예선 3차전은 어느 채널에서 보는 게 나을까. 앞선 두 경기를 다시 보며 경기 중 같은 상황에서 지상파 3사 해설진이 어떤 태도로 어떤 멘트를 다르게 했는지 분석했다.


△ 경기 시작을 앞두고 (뉴질랜드전 0분)

안정환 : “뉴질랜드의 조직력을 깰 수 있는 건 딱 두 가지입니다. 빠른 패스와 개인 기량으로 돌파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

조원희 : “너무 기대되는데요. 오늘 경기 첫 단추를 잘 풀었으면 좋겠습니다. 김학범 감독이 항상 얘기하는 원팀. 우리 선수들이 잘해줬으면 좋겠어요.”

최용수 : “하고자 하는 것, 감독으로서 주문하는 것이 첫 경기에서 100% 될 수 없습니다.”

→ 안정환 해설위원은 짧고 굵게 핵심을 짚었다.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 감독이 선수들에게 주문하듯 이 경기에서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설명했다. 조원희 해설위원은 각 선수들에 대한 전력 분석과 함께, 시청자 마음을 대신 전하듯 대표팀에 힘을 불어넣는 모습이었다. 최용수 해설위원은 냉정했다. 한창 분위기가 오른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현실적인 이야기를 꺼내 경기에 더 집중하게 만들었다.

 

△ 우리팀 선수가 실수를 했을 때 (루마니아전 전반 23분)

안정환 : “이 위기만 넘기면 됩니다.”

조원희 : “우리 선수들이 주심에게 어필할 필요 없어요. 대표팀 선수들, 좀 더 경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어요.”

최용수 : “평가전 때 실수를 잊어선 안 됩니다.”

→ 최용수 해설위원은 실수를 저지른 선수를 언급하며 실수가 반복되고 있는 점을 간접적으로 지적했다. 조원희 해설위원은 선수 한 명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팀 전체의 집중도를 문제 삼았다. 안정환 선수는 실수를 언급하는 대신 당장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설명했다.

 

△ 상대팀이 레드카드를 받았을 때 (루마니아전 전반 45분)

안정환 : “이렇게 되면 경기가 쉬워질 수 있지만, 오히려 어려워질 수도 있어요.”

조원희 : “자, 됐어요. 우리 선수들, 우리부터 침착합시다. 침착하게 응원하는 마음을 가져봅시다. 확실하게 공격까지 가담하면서 상대 수비를 압박하며 퇴장까지 만들어냈거든요. 너무 좋습니다.”

최용수 : “이건 완벽한 경고입니다, 김학범 감독께서 전략적으로 접근을 상당히 잘한 것 같아요.”

→ 조원희 해설위원은 한국팀이 유리해진 상황에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최용수 해설위원은 긍정적인 상황의 원인을 감독의 전략에서 찾는 모습이었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들뜬 분위기를 억누르고 평정심을 강조하는 멘트를 이어갔다.

 

△ 결승골을 내줬을 때 (뉴질랜드전 후반 25분)

안정환 : “아쉽네요. 20분 남았기 때문에 시간 충분합니다.”

조원희 : “우리 선수들 미드필드에선 빠르게 볼 쪽으로 압박을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상대에게 슈팅을 너무 쉽게 줬네요. 너무 아쉽습니다.”

최용수 : “아… 네…. 우리 선수들 평정심을 찾고 다시 만들어 가야할 것 같아요.”

→ 안정환 해설위원은 아쉬운 감정을 짧게 드러낸 후 곧바로 희망을 이어가려 했다. 조원희 해설위원은 자신이 주문했던 것이 잘 되지 않았음을 지적한 후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최용수 해설위원은 아쉬움이 가득 담긴 감탄사를 참지 못했지만, 직접 감정을 드러내진 않았다. 대신 실점 이후 해야 할 일을 언급하며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 상대팀이 자책골을 넣었을 때 (루마니아전 전반 26분)

안정환 : “크로스는 낮고 빠르게 올리는 것이 답이에요.”

조원희 : “너무 좋습니다. 이동준의 크로스 너무 좋았고, 저 선수에게 미안하지만 전 너무 행복합니다. 너무 기분 좋습니다.”

최용수 : “정말 이동준 선수 크로스 기가 막혔습니다. 저 상황에선 수비수가 볼 처리를 할 수가 없어요.”

→ 세 해설위원 모두 자책골이 가능하게 만든 선수의 크로스를 칭찬했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낮고 빠른 크로스를 구체적으로 칭찬했고, 최용수 해설위원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조원희 해설위원은 자책골을 넣은 상대 선수에게 미안함을 전하면서까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 우리가 추가골을 넣었을 때 (루마니아전 후반 14분)

안정환 : “제가 중거리 슛 많이 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때리면 들어가요.”

조원희 : “이동경~! 이동경이 올림픽에서 ‘이동경’ 이름을 외치게 하겠다고 했는데, 해내네요. 좀 전 슈팅이 아쉬웠는지 이번엔 디딤발을 확실하게 가져가면서 상대 수비 맞긴 했지만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는 이동경의 슈팅. 왼발 날카롭지 않아요? 잔디 깎아도 되겠어요.”

최용수 : “와~ 역시. 아주 환상적인 중거리 슛입니다. 이동경 선수 정말 기가 막힌 중거리 슛이죠. 자신감을 좀 찾았으면 좋겠어요.”

→ 안정환 해설위원과 최용수 해설위원은 공격수 출신답게 중거리 슛 자체에 집중하는 반응을 보였다. 조원희 해설위원은 선수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자신감을 불어넣는 모습이었다.

 

△ 경기에서 졌을 때 (뉴질랜드전 종료 직후)

안정환 : “조편성은 좋지만 우리가 강팀이기 때문에 더 빡빡한 경기가 될 수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상당히 아쉽네요. (뉴질랜드가) 저희도 놀랄 정도로 수비적인 축구, 5백을 쓰면서 나올 줄 몰랐거든요. 뉴질랜드가 준비를 잘했다고 보고요. 우리의 잘못된 점을 확실히 고치고 다음 경기 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조원희 : “(우리가) 골 점유율과 공격적인 부분에 있어서 나쁘지 않았지만, 마무리가 안 되면서 쫓기게 됐거든요. 후반 시작 10분 이후부터는 수비라인이 내려가면서 심리적인 부분을 보여주는 경기였습니다. 우리 미드필드와 수비 간격이 벌어지면서 상대 미드필더는 쉽게 볼을 찰 수 있었고 그게 실점의 빌미가 됐죠.”

최용수 : “축구라는 게…. 몇 차례 우리가 결정적인 좋은 기회를 맞았는데 그 찬스를 살리지 못한 이후 실점해서 무척 안타깝습니다. 우리 선수들 남은 두 경기가 있기 때문에 빨리 잊어버리고 경기 준비 잘해서 우리가 원하는 경기 가져왔으면 좋겠습니다.”

→ 안정환 해설위원은 경기 전 예상과 맞아떨어진 점, 예상하지 못한 점을 언급했다. 상대가 잘한 부분을 인정하고 한국팀의 분발을 주문했다. 조원희 해설위원은 구체적으로 패배의 원인을 분석했다. 경기 전체적인 흐름을 짚고 문제가 발생한 포인트를 짚었다. 최용수 해설위원은 경기에서 패한 팀 감독으로서 인터뷰하듯 코멘트를 이어갔다. 감정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앞으로 어떤 마인드가 필요한지 말했다.

 

△ 경기에서 이겼을 때 (루마니아전 종료 직후)

안정환 : “김학범 감독이 측면에 빠른 선수를 기용하면서 오늘은 스피드로 승부를 보겠다는 게 맞아 떨어졌어요. 초반에 행운의 골도 있었지만, 그만큼 우리가 측면을 계속 공략하면서 스피드로 상대를 괴롭혔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거예요.”

조원희 : “우리 대표팀, 너무 잘했어요. 와~ 선수들 정말 칭찬해주고 싶고 응원해주고 싶습니다. 다음 경기 준비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디스 이즈 대한민국! 너무 기분 좋습니다.”

최용수 : “우리 선수들 오늘 경기 대승에도 방심하지 않고 더 좋은 경기를 온두라스전 때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안정환 해설위원은 감독의 전략을 되돌아보며 승리의 원인을 되짚었다. 최용수 해설위원은 다음 경기를 생각하며 선수들의 분위기를 자제시키려 했다. 조원희 해설위원은 대표팀의 팬처럼 승리의 기분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

 

△ 총평

안정환 해설위원은 최대한 감정을 자제하고 객관적인 해설을 하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선수들의 순간 플레이보다 전체적인 맥락과 전략에 집중했다. 골 찬스나 공격할 때 움직임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조언하는 편이다.

조원희 해설위원은 기회만 있으면 자신의 순간적인 감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편이다. 선수들의 특징과 전략을 분석하는 해설위원의 모습과 선수들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선배로서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줬다.

최용수 해설위원은 경기 내내 평정심을 잘 유지하면서 조심스럽게 언어를 고르는 것이 눈에 띄었다. 해당 상황에서 각 팀이 어떤 입장이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설명해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감독으로서 경기를 어떤 시선으로 보는지 엿볼 수 있는 해설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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