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암초 걸린 사회주택…1인가구 주거복지 어디로 가나

안세진 / 기사승인 : 2021-07-30 07: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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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택, 1인가구 주거복지의 대안으로 부상
시행자인 LH 투기 사태 이후…"내부동력 상실"
국토부, 사회주택 추진에 '관심'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1인가구를 위한 사회주택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올해 초 투기 사태로 인해 사업 시행자인 LH가 내부동력을 상실하면서다. 당초 사회주택은 1인가구가 가진 다양한 사회‧심리적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LH 투기 사태를 겪으면서 진행 중이던 사업은 모두 멈춰버린 상황이다. 사회주택, 이대로 끝난 걸까.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사회주택은 ‘사회경제적 약자를 대상으로 사회적 경제주체가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적경제주체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힘을 합쳐 수행하는 민간 경제활동을 말한다.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협동조합 등이 있다.

서울 성북구 안암생활 내부 모습. 사진=아이부키
◇사회주택의 탄생

최근 1인가구의 증가와 함께 ‘외로움’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가구수는 2309만3108가구, 이 가운데 1인가구는 39.2%인 906만3362가구로 역대 최대수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사회주택은 사회적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1인 가구의 공동체 생활에 주목했다. 사회주택 사업자들은 입주자 특성에 맞는 다양한 공동체 생활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운영 중에 있다. 사회주택은 하나의 주택 상품으로써 통상 시세의 80% 이하의 임대료로 입주자들이 최장 10년 동안 살 수 있는 주택을 의미한다. 

예컨대 사회주택 사업자 아이부키가 만든 ‘보린주택’에서는 노인들이 함께 음식을 나눠먹고 안부를 살피는 등 사회주택이 독거노인과 관련한 문제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10월 준공 예정인 ‘다다름주택’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는 공간으로, 성인 발달 장애인의 사회적 고립과 지지기반의 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해당 주택들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단순히 한 공간에 거주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교류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정부도 선한 에너지를 가진 사회주택 모델에 가능성을 보고 이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안암생활’ 주택이 하나의 좋은 선례를 제시하면서 긍정의 길이 열렸다. 호텔전세라고도 알려진 안암생활은 당초 활용되지 않는 호텔을 정부가 매입해 이를 사회적기업과 함께 리모델링해 주택으로 공급‧운영한 사례다. 입주 당시 2.3대1이던 청약경쟁률은 현재 방이 없어서 못 들어가는 수준이 되었다는 내부평가다. 

이는 정책 용어인 ‘매입임대형 주택’에 해당한다. 지난해 11월 정부는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 방안’을 통해 2022년까지 서울에 공급하는 공공임대 물량 3만5300호 중 2만6000호를 매입임대 방식으로 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모든 매입임대형 주택이 사회주택은 아니지만 그만큼 사회주택이 도심에 자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현재 정부는 제2의 안암생활 발굴을 위해 공고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안세진 기자
◇사회주택의 위기

1인가구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대안 주거의 탄생을 알린 사회주택 사업은 순항하는 듯했으나 머지않아 암초를 만나게 된다. 바로 사업 시행을 담당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투기 사건이 터졌기다. 지난 3월 초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LH가 3기 신도시 후보지인 광명‧시흥 땅에 개발정보를 이용해 투기한 정황을 폭로했다. 이어 사태는 각 지자체를 포함한 공공기관 전반으로 확산됐다.

사회주택 사업은 타격을 받았다. 쿠키뉴스가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5월 6일 기준 정부가 추진 중에 있는 비주택리모델링 사업 추진 현황을 보면 총 28곳(서울 16곳, 인천 5곳, 경기 7곳) 중 복도폭‧슬래브‧단열재 등의 심사가 완료된 곳은 8곳에 불과했다. 이는 총 2961가구 중 1160가구에 해당한다. 이번 사업공고는 지난 1월 29일 났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업무, 숙박시설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2월 1일부터 3월 12일까지 신청서류를 접수 받았다. 그 결과 총 28건의 사업자가 선택됐다. 이를 바탕으로 LH는 서류심사를 거쳐 4월 중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종 심사 단계까지 올라간 후보지는 현재 4곳이다. 하지만 수개월째 진행이 안되고 있다. 국토부는 호텔전세 등 사회주택 사업을 여전히 맘에 들어 해서 사업 재공고를 낼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하는데 정작 시행해오던 사업들은 스톱되어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LH 사태를 겪은 이후 LH 내부 동력이 시들해진 것”이라며 “담당 부서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추진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사업에 참여했던 숙박시설 사업자들도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사업이 지연되면서 대출이자 부담 등으로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한국사회주택협회 관계자는 “제안서 접수 이후 일정이 예정대로 지켜지지 않아 이로 인한 민원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호텔 소유자의 경우 운영계약 연장, 타사 매각 등의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 채 LH 접수된 현 상황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이번에 접수된 분양형 호텔 4개 사업장의 경우 약 900실 규모”라며 “운영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수분양자들이 대부분 대출이자만 납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박효상 기자
◇포기하긴 이르다

다행히 정부는 사업에 대한 의지가 있는 듯 보인다. 최근 국토부는 사회주택 관련 업체들과 함께 사회주택 공급성과와 발전 방향에 관한 포럼을 가졌다. 포럼에 참석한 정수호 국토부 공공주택지원과장은 “공공임대주택의 한계를 보완할 수단이 사회주택이라는 것에 대해 행정하는 사람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중앙정부에서 편중성을 반전시킬만한 충분하고 지속적인 사업기회를 꾸준히 제공하고 업계가 영세하니 신용 측면과 금융 조달 측면을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주택이 갖고 있는 장점, 맞춤형 주거서비스를 제공해서 국민에게 선택지가 많은 다채로운 임대주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맞춰 업무를 하려고 한다. 운영기관인 사회주택 업계가 기획 설계부터 참여해서 운영단계까지 매입약정형 방식을 필두로 하려고 한다. 일정부분 수익을 내긴 해야 하니 신축 매입약정방식이 공공이나 서로 윈윈되는 방식으로 많은 지원하려고 하고, 임대주택의 테마를 제시하는 신축 매입약정형 사업을 하반기에 충분한 물량만큼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사회주택협회 관계자는 “LH 사태를 겪기는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업은 더디지만 어찌 저찌 굴러가고 있다”며 “국토에서도 올해 사회주택 발굴을 위해 공고를 내는 등 활동을 보이고 있는 만큼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