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컷 논란’ 외풍에도 금빛 과녁… 굳세었던 3관왕 [올림PICK]

문대찬 / 기사승인 : 2021-07-31 08:00:03
- + 인쇄

안산이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을 걸고 눈물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양궁장의 종잡을 수 없는 바람도, 짧은 머리스타일을 문제 삼으며 마음을 어지럽히던 외풍도 안산(20)을 흔들지는 못했다. 벼랑 끝에서 10점 과녁에 화살을 꽂아 넣으며 한국 체육사를 새로 썼다. 

안산은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옐리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슛오프 끝에 누르고 금메달을 따냈다. 앞서 혼성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양궁 역사상 최초로 3관왕에 올랐다. 

여러 외풍에 맞서 따낸 금메달이라 더욱 극적이고 값졌다.

앞서 일부 누리꾼들은 안산의 짧은 헤어스타일과, 그가 과거에 사용한 몇몇 용어가 남성 혐오라고 주장하며 메달 박탈을 요구했다. 여기에 선배 장민희와 강채영이 각각 32강과 16강에서 탈락하면서, 막내 안산은 어느 때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4강과 결승에 임했다.

우려와 달리, 안산은 산(山)처럼 굳건했다. 4강에서 만난 미국의 맨켄지 브라운을 상대로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안산은, 10점 과녁에 화살을 명중시키며 기어이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전에서도 오시포바에게 2세트와 3세트를 내리 내줬지만, 4세트 10점 두 발을 연이어 명중시키며 승부를 슛오프까지 끌고 갔다. 한 발에 따라 메달의 색깔이 달라질 수도 있는 긴장되는 순간에서, 안산은 침착하게 10점 과녁에 화살을 꽂아 넣었다. 안산의 기세에 눌린 오시포바는 멀리 떨어진 8점 과녁에 화살을 명중시키며 쓴웃음을 지었다. 안산의 승리였다. 

경기 후 마련된 시상식에서 스무 살의 어린 궁사는 참았던 눈물을 비로소 쏟아냈다. 그는 “끝나고 나서 더 긴장되는 것처럼 심장이 터질 것 같고 기쁘다”며 “숏오프에서 속으로 혼잣말을 하며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 스스로 ‘쫄지 말고 대충 쏴’라고 되뇌었다”고 고백했다. 

안산은 “이슈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최대한 신경 쓰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며 “많은 응원 덕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