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환자는 범죄자? 영화 ‘F20’에 뿔난 장애인단체

이은호 / 기사승인 : 2021-10-20 21: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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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F20’ 포스터.   웨이브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서울대에 다니던 아들이 조현병 진단을 받았다. 동네에서 길고양이가 살해되자 주민들은 이웃에 사는 또 다른 조현병 환자를 범인으로 의심한다. 엄마는 아들의 질병이 알려질까 전전긍긍한다. 이달 개봉한 영화 ‘F20’(감독 홍은미) 내용이다.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16개 단체는 20일 서울 여의도동 KBS 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F20’ 상영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사회에 떠도는 조현병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스릴러라는 이름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며 “서로에 대한 경계와 혐오를 조장해 누군가를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나쁜 영화는 당장 상영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를 투자하고 제작한 KBS에는 “공영방송에서 장애인 인권을 정면으로 침해한 것은 공영방송의 역할과 신뢰를 깨뜨린 것”이라며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F20’은 KBS가 최초로 시도하는 영화 프로젝트 ‘TV시네마’의 첫 작품이다. 지난 6일 극장개봉 후 관객 2만여 명을 동원했다. 현재 웨이브 등 OTT 플랫폼에서 상영 중이고, 오는 29일 TV에서도 방송된다.

작품을 둘러싼 비판은 이전에도 나왔다. 지난달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과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에 ‘KBS에서 방송예정인 ‘F20’의 조현병 환우와 가족에 대한 극심한 인권침에 대한 시정을 요구한다‘는 글이 여러 번 올라왔다. 다만 이들 청원은 답변을 얻기 위한 동의 수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이 작품을 연출한 홍은미 PD는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영화를 준비하면서 조현병에 조심스럽게 접근했다”며 “정신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차별과 편견, 배척 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