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 실패한 교육부…학생·학부모 계속되는 반발 [가봤더니]

정윤영 / 기사승인 : 2021-12-09 17: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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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인근 학원에 아이들이 등원하고 있다.   사진=정윤영 인턴기자

학원·독서실 등에 도입된 방역패스와 학교 단위 백신 접종에 대한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9일 오후 1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인근 학원가에서 만난 이모(16)양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까지 마쳤다. 이양은 “시험 기간에 확진자가 발생하면 백신 접종 여부에 따라 등교나 학원 등원을 못 하게 될까 싶었다”며 백신을 맞은 이유를 말했다. 이양은 “기말고사 기간에 스터디카페에 자주 간다”며 “백신을 맞지 않은 친구들은 스터디카페로부터 이용이 어렵다는 연락를 받고 불편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송파구 소재 고등학교에 다니는 박지우(17)양은 “면역력이 약하고, 아직 청소년 백신 접종에 대한 안전성이 보장됐다고 볼 수 없어 아직 백신을 맞지 않았다”며 “다니는 수학학원에서 방역패스를 도입한다면 어쩔 수 없이 백신을 맞아야 할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 도서관 등에도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지난 6일부터 적용됐다. 백신 접종을 마치지 않았을 경우 48시간 이내 유전자증폭(PCR)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학부모 단체들은 반대 시위에 나섰다. 서울교육살리기학부모연대 등의 단체는 8일 교육부 장관, 교육감 등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이들 단체는 “백신 미접종 청소년들이 학원·독서실 등 학습 시설에 출입할 수 없는 건 학습권 침해”라며 청소년 방역패스를 전면 재고하라”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인근 학원가에 위치한 스터디카페 방역패스 공지.   사진=정윤영 인턴기자

학교 단위 백신 접종 실시에 대한 반발도 나온다. 교육부는 오는 13~24일 2주 동안 ‘찾아가는 학교 단위 백신’을 실시할 예정이다. 백신 접종팀이 학교를 방문하거나 학교에서 단체로 보건소 및 접종 센터를 방문하는 방식이다. 교육부는 지난 6일부터 학교 단위 백신 접종 수요조사를 했다. 그러나 접종 희망자만이 설문조사가 가능하며 ‘백신 접종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답변과 ‘개별접종 예정’이라는 답변이 묶여 있어 미접종 의사를 표현할 수 없다는 문제가 제기 됐다. 

전남 광양시 소재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학부모 A씨는 지난 7일 학교 알리미로 학교 단위 백신 접종 수요조사 관련 공지를 받았다. A씨는 “백신이 부족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접종 의향이 있다면 얼마든지 알아서 접종할 수 있지 않냐”며 “학교 단위 접종은 원치 않는 학생도 백신을 맞게 하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찾아가는 백신 접종’ 희망 조사 안내. 네이버 카페

현장에서도 달갑지 않은 반응이다. 서울 마포구 소재 고등학교 보건 교사인 김모(52·여)씨는 “학교는 이미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관련 업무를 처리하기도 벅찬 상황”이라며 “기말고사 기간까지 겹쳐 시험을 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크다”라고 밝혔다. 김씨는 “학교 교육과정은 1년 전부터 짜여진다. 그런데 갑자기 특정 날짜를 잡고, 백신 접종을 실시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학교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현실성 없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과 교육부는 청소년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의 보호가 먼저라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열린 ‘코로나19 예방접종 특집 브리핑’에서 “청소년 백신 접종 효과가 분명하고, 이상 반응 우려도 성인보다 낮다”며 12∼17세 청소년 접종 참여를 강조했다. 

정윤영 인턴기자 yunie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