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주4일제라면 좋겠다”…직장인 65%, 워라밸 중요해

19~59세 직장인 성인 남녀 1000명 대상 설문조사 진행
다만 임금 삭감(43.3%), 업무 시간 늘어나는 경우(35.9%) 감수하기 어려워

기사승인 2022-09-10 18: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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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주4일제라면 좋겠다”…직장인 65%, 워라밸 중요해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픽사베이

직장인 박모씨(34세·남)는 최근 회사 방침에 따라 주 4일 근무를 하고 있다. ‘월화수목토토일’과 같이 지내다보니 연휴가 끝나가도 오히려 심적 부담은 크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주변 친구들은 연휴가 하루하루 끝나갈수록 괴로워하더라. 주 4일 근무제 도입 후 그런 생각을 안 해봤다. ‘일가기 싫다거나 빨리 퇴근하고 싶다’라는 생각은 좀 덜 한다. 오히려 일이 바빠져서 그런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지난 8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주 4일제 도입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워라밸’에 대한 높은 선호를 바탕으로 주 4일제 도입을 기대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편인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대다수 직장인들이 여전히 워라밸을 선호하고 있음을 확인해볼 수 있었는데, 특히 저연령층 응답자일수록 워라밸에 대한 선호(20대 66.4%, 30대 70.0%, 40대 61.6%, 50대 64.4%)가 더 높은 특징을 보였다. 

이들의 경우 직장 내에서의 인정보다 개인의 삶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20대 71.2%, 30대 72.4%, 40대 63.2%, 50대 64.4%)도 더 높게 나타나고 있어 다른 세대보다 일과 삶을 분리하고자 하는 경향이 더 뚜렷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다만 현 직장에서 워라밸을 실현할 수 있다는 응답은 이전 조사와 유사하게 여전히 저평가되고(48.9%(2021) → 45.9%(2022)) 대기업(53.9%)과 국가/공공기관(53.8%)에 다니는 직장인보다 중소기업(42.0%) 재직자의 워라밸에 대한 기대치가 더 낮게 평가된 점인데, 이는 기업 역량에 따라 워라밸 가능 여부도 달라지는 현실적인 모습을 확인해볼 수 있는 결과였다.

“근무 주4일제라면 좋겠다”…직장인 65%, 워라밸 중요해
주 4일제 관련 긍정 부정 평가.   트렌드모니터

68.2%, 주 4일제 도입 찬성…반면 임금 삭감, 워라밸 측면에 대한 우려도

주4일제 도입과 관련해선 찬성 의견이 더 우세한 것(68.3%)으로 나타났다. 먼저, 주 4일제 도입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임금 삭감에 대한 우려(53.4%, 중복응답)가 가장 컸다. 그 다음으로 주 4일제가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업무량엔 큰 변화가 없을 것(49.3%) 같고 오히려 업무 강도만 더 높아질 것 같다는(43.2%) 회의적인 시선이 나타나고 있었다. 

또한 특정 업종에만 도입되어 형평성 문제(36.3%, 중복응답)가 발생하거나 주 4일제를 시행하지 않는 거래처 등과 업무를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30.4%)는 우려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이에 반해 주 4일제 도입에 찬성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개인 시간 확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 4일제가 도입되면 ‘개인 여가 시간이 늘어날 것’ 같고(63.0%, 중복응답) ‘워라밸 실현이 가능해질 것(57.9%)’ 같으며, 가족 및 주변인과의 시간(52.6%)이나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시간(47.8%)이 늘어날 것 같다는 응답이 많았다. 

실제로 주 4일제가 시행된다면 ‘단순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응답(49.3%(2021) → 50.2%(2022))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현대인들의 쉼에 대한 니즈가 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한편, 주 4일제 도입으로 인한 ‘업무 수준’ 및 ‘업무 강도’ 등의 변화는 어느 정도 수용할 의지가 있다는 응답이 많은 편이었다. 야근(충분히 감수 35.8%, 어느 정도 감수 51.6%)이나 업무 강도(충분히 감수 35.8%, 어느 정도 감수 51.6%)가 증가하거나 업무 보고 절차의 복잡화(충분히 감수 21.3%, 어느 정도 감수 51.3%) 등은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는 응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주 4일제 때문에 임금이 삭감(43.3%)되거나 업무 시간이 크게 늘어나는 경우(35.9%)라면 감수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다양한 시범 운영, 사회적 인식 개선 필요해

향후 주 4일제 시행 여부가 직장 선택의 중요한 기준(57.1%, 동의율)이 되거나 주 4일제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 같다(45.5%)는 응답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주 4일제의 현실적인 시행 가능성에 대해선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았다. 

한국 사회에서 주 4일제가 실질적으로 도입(49.0%(2021) → 52.5%(2022))되거나 시행될 가능성(42.1%(2021) → 44.5%(2022))은 낮아 보인다는 응답과 함께, 아직은 주 4일제 논의 자체가 시기상조인 것 같다는 인식(32.4%(2021) → 36.8%(2022))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 4일제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들(58.1%(2021) → 59.8%(2022))이 많아지긴 했지만, 향후 실제로 시행하는 기업은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응답(61.8%, 동의율)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결국 주4일제에 대한 논의는 점차 단계적으로 시행될 필요(65.7%, 동의율)가 있고, 각 기업 등에서의 시범 운영(64.9%)을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응답이 많은 편이었다. 

재택근무 등의 유연근무제를 확대(42.6%(2021) → 46.4%(2022))하거나 휴가 일수를 늘려주는 게 더 나은 대안이라는 응답(38.2%(2021) → 42.0%(2022)) 등을 통해 현재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인식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앞으로 주 4일제 논의에 앞서 근로 시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71.7%, 중복응답) 및 제도에 대한 임직원 공감대(44.9%) 등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는 점을 읽어볼 수 있는 결과였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