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더 다이버’, 2022 넥슨의 걸작 [게임 들춰보기]

기사승인 2022-11-05 06: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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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더 다이버’, 2022 넥슨의 걸작 [게임 들춰보기]
'데이브 더 다이버' 플레이 화면.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에서 출시한 신작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가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 이용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달 27일 얼리 액세스(미리해보기) 서비스를 시작한 데이브 더 다이버는 4일 기준으로 1191개의 평가를 받았는데, 이중 96%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종합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을 달성했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블루홀을 탐사하며 해양 생물을 포획하는 어드벤처와 포획한 해양 생물로 초밥집을 운영하는 타이쿤 장르가 결합된 게임이다. 포획한 해양 생물로 자금을 충당하는 샵 매니지먼트와 게임오버 시 포획 또는 습득한 재료들이 사라지는 로그라이크적 요소가 더해져 게임의 완급 조절 및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얼리 액세스에서는 총 3개 챕터를 약 8~10시간 동안 플레이할 수 있다. 해양 탐사와 초밥집 경영, 보스 미션 등으로 구성된 핵심 콘텐츠뿐만 아니라 미니게임, 스토리 미션 등 다양한 부가 콘텐츠까지 경험할 수 있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현재 게이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초반부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 데데이브 더 다이버는 판매 수익을 기준으로 하는 '최고 인기 게임' 순위에서 4위를 기록했다. 유료 패키지 게임을 기준으로는 2위다.

기자 역시 출시된 직후 짧게 체험만 해보려 했지만, 어느새 새벽까지 블루홀을 탐험하며 게임에 몰입하고 있었다. 2022년 넥슨 최고의 역작이라는 극찬이 나오는 데이브 더 다이버는 어떤 게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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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의 산호초와 열대어의 조화가 아름다운 연안의 블루홀. 

블루홀에서 펼쳐지는 ‘두근두근’ 해양 탐험

데이브 더 다이버의 주 무대는 바다다. 플레이어는 매번 지형이 바뀌는 블루홀에서 탐사와 사냥을 하게 된다. 블루홀은 좌우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는 짧지만, 그만큼 해저 속으로 깊이 이동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캐릭터의 장비와 플레이 시간제한을 유도한 셈이다. 주인공 ‘데이브’는 아침과 낮에 해저를 탐험하는데, 처음에는 수심 50m 미만의 얕은 바다에서 작은 물고기를 잡으며 돈을 모아야 한다.

수심이 깊어질수록 더 가치 있는 물고기와 재료를 얻을 수 있지만, 장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초반에는 산소가 모자라 다급히 수면 위로 올라가거나 맵 곳곳에 완강기를 타야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산소는 가만히 있어서 줄어드는데, 공격을 받아도 산소가 줄어들어 게임의 긴장감을 높였다. 산소가 모두 떨어져 사망하면 수집한 재료 중 단 하나만 가지고 갈 수 있다. 물고기를 찾아 더 깊은 바다로 들어갈지, 포기하고 뭍으로 올라갈지 선택하는 건 플레이어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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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물고기의 경우 공격을 회피하려면 타이밍을 맞춰 커맨드를 입력해야 한다.

물고기를 잡는 수중 액션은 뛰어난 손맛을 자랑한다. 주인공 데이브는 원거리 기반의 작살 및 총기와 근거리 무기를 사용한다. 이 가운데 주가 되는 것은 작살인데, 물고기에 작살이 맞았을 때 버튼을 연타하는 것에서 꽤나 묵직한 타격감이 느껴졌다.

바다를 탐험하면서 전기, 독, 수면 등 여러 개의 작살 촉을 얻을 수 있는데 각각 아이템은 고유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작살에 따라 커맨드 기믹이 바뀌는 점도 재밌었다. 바다를 돌아다니다 보면 여러 가지의 총기를 얻을 수 있는데, 여러 번 획득하면 무기상 ‘더프’에게 제작을 의뢰할 수 있다. 초반에 만나면 도망가기 바빴던 상어도 장비를 갖추면 값비싼 초밥 재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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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내러티브의 핵심 요소인 어인족 스토리.

‘어인족’ 콘텐츠는 파밍 요소로만 전락할 수 있는 해양 탐사에 내러티브를 더했다. 게임을 어느정도 진행하다보면, ‘닥터 베이컨’이라는 고고학자가 어인족 문명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는데, 주인공은 이 과정에서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며 더 깊은 바다로 나아가야 한다. 심해에서는 더 강력하고, 가치 있는 물고기와 재료를 찾을 수 있는데 이는 후술할 초밥집 운영 콘텐츠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선순환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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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집 서빙을 하는 데이브의 모습

 

‘미스터 초밥왕’이 되보자…타이쿤 재미 ‘듬뿍’

아침과 낮 시간에 걸친 탐험과 사냥이 끝나면, 초밥집을 운영하는 밤의 시간이 찾아온다. 블루홀에서 포획한 물고기와 재료는 초밥집에서 판매할 수 있는데, 이곳에서 판매되는 초밥 메뉴는 어떤 물고기를 잡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가격 역시 다르게 책정된다. 연안에 있는 물고기로 만든 초밥은 단가가 저렴하고, 수심이 깊은 곳에 사는 물고기로 만든 초밥은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영업을 시작하기 전 판매할 재료의 수량을 지정한다. 준비한 재료가 모두 소진되면 기본 메뉴인 김초밥을 판매하는데, 단가가 낮고 손님들의 만족도도 떨어지는 편이다. 영업이 끝나고 남은 재고는 모두 폐기처분해야 한다. 큰맘 먹고 준비한 값비싼 재료를 모두 버려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최대한 정확히 수요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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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정신이 느껴지는 '반쵸'의 모습. 

본격적으로 영업이 시작되면 데이브는 쉐프 ‘반쵸’가 만든 초밥을 손님들에게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웰컴드링크로 녹차를 따라주기도 하고, 중간중간 와사비가 떨어지지 않도록 보충을 해야 한다. 손님들이 남긴 접시 또한 치워야 한다. 단순하지만 속도감 있는 미니게임을 배치해 지루함을 덜었다. 중간중간 특별한 메뉴를 원하는 VIP 손님이 방문하기도 하는데, 이들을 만족시키는 이벤트는 게임 재미를 더한다.

영업을 마무리하면 손님들의 만족도에 따라 별점을 얻는데, 이를 통해 신메뉴를 개발할 수 있다. 게임에는 ‘쿡스타’라는 가상의 SNS 시스템이 등장하는데, 일정 이상의 ‘좋아요’를 얻으면 가게 등급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얼리 액세스에서는 골드 단계까지 등급을 높일 수 있는데, 정식 서비스가 출시되면 더 높은 단계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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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 공포를 유발하는 연출.   

2D픽셀과 3D 배경의 조화… 장인정신 묻어나는 그래픽

데이브 더 다이버는 어드벤처와 타이쿤의 요소를 절묘하게 버무린 좋은 게임성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여기에 고퀄리티 도트 기반의 그래픽과 적절히 구성된 사운드는 게임의 완성도를 높였다.

게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블루홀은 2D픽셀과 3D 배경을 결합해서 만들었다. 자칫 어색해질 수 있는 조합을 통해 데이브 더 다이버는 바다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9월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기엽 아트 디렉터는 “3D 배경 통해 깊은 공간이 드러나는 점을 부각시켰다”면서 “2D픽셀 그래픽을 통해서는 바다의 전반적인 모습과 함께 물고기를 사냥할 때의 타격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보게 되는 각종 컷신에선 2D픽셀 그래픽의 진가가 드러난다. 새로운 요리를 개발하거나 메뉴를 강화할 때 ‘미스터 초밥왕’과 같은 만화가 연상되는 컷신이 등장하는데, 수준 높은 픽셀 그래픽이 이러한 연출을 더욱 극적으로 만든다. 무기상 더프의 총기제작 장면과, 초밥을 먹고 감탄하는 VIP 손님의 모습 역시 모두 2D픽셀로 만들어져 높은 시각적 만족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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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재료를 동양화 풍으로 표현한 그림.

개인적으로는 초밥집에서 요리 재료를 확인할 때 볼 수 있는 동양화 풍의 물고기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어종을 직접 그려 넣은 고급 일식집의 메뉴판을 연상시켰다. 황 디렉터는 “UI(유저 인터페이스) 담당자 가운데 기본적인 원화 작업 능력을 가진 분이 계셨다”며 “이 분의 그림을 다시 도트로 옮기는 작업을 거쳐 지금의 ‘물고기 그림’이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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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더 다이버의 명품 사운드 리스트.

 

게임 몰입도 높이는 ‘명품조연’ 사운드

사운드 역시 전반적인 게임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편이다. 블루홀에서 나오는 BGM의 분위기는 신비하면서도 고요하다. 황재호 메인디렉터는 “물 속과 육지에서 전달되는 질감에 차이를 둔다 거나 하는 부분에 대해 굉장히 신경 썼다”면서 “물 속에서 느껴지는 먹먹함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육지에서 느껴지는 BGM에서는 평화로운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발리, 몰디브 등 휴양지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저녁시간 초밥집을 운영할 때는 빠른 비트의 BGM이 나오는데, 이를 통해 타이쿤 파트에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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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스터 '사토시(한지우)'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사토상'.

“이게 왜 여기서?”…재기 넘치는 패러디 요소

데이브 더 다이버를 플레이하다보면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다양한 패러디를 확인할 수 있는데, 해당 요소를 알고 있는 이용자라면 생각 이상으로 반가움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게임의 메인 캐릭터 ‘코브라’는 2017년 네오플이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한 ‘이블 팩토리’에 등장하는 캐릭터다. 데이브 더 다이버에서 코브라는 돈을 밝히고 낚시를 좋아한다는 전작의 설정을 계승했다. 아이돌 오타쿠로 묘사되는 더프는 스토리 도중 아이돌 피규어를 가지고 오라는 부탁을 하는데, 해당 캐릭터는 과거 넥슨이 개발한 서브컬처 게임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에 등장하는 캐릭터 레아스다.

해양 생물 카드 수집가 ‘사토상’은 빨간 캡모자와 파란색 반팔 셔츠를 입고 있는데, 포켓몬스터의 ‘사토시(한국 이름 지우)’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사토상을 만나면 해금되는 것이 생물도감 콘텐츠 ‘마린카’라는 것도 재미있는 대목이다. 포켓몬을 잡으면 도감이 완성되는 것처럼, 데이브 더 다이버에서도 해양생물을 잡으면 마린카가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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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통을 레벨 3 이상으로 업그레이드하면 난이도가 급격히 낮아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일정 순간부터 게임의의 난이도가 급격히 낮아진다는 것이다. 특히 공기통 레벨을 3까지만 업그레이드해도 산소 감소에 대한 압박이 줄어들면서, 초반에 플레이하면서 느껴진 긴장감이 대폭 사라진다. 물론 이러한 부분은 정식 출시 이후 콘텐츠가 늘어나면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해양 탐험 어드벤처와 초밥집 운영이라는 타이쿤 요소를 버무려 좋은 시너지를 이끌어낸 작품이다. 여기에 최적의 그래픽과 사운드를 통해 게임 몰입도를 높였고, 중간중간 패러디 요소를 배치해 유머 코드도 적절히 사용했다. 얼리 액세스 단계부터 국내외 게이머를 사로잡은 데이브 더 다이버의 정식 출시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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