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사, GDC서 “블록체인이 미래”

기사승인 2023-03-30 06: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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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사, GDC서 “블록체인이 미래”
위메이드 GDC 2023 부스 전경.   위메이드

한국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글로벌 최대 규모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 2023’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다양한 세션을 진행하며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대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시간으로 20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GDC 2023 일정이 모두 종료됐다. 국내 게임사 중에는 위메이드, 넥슨, 엔씨소프트, 컴투스, 스마일게이트, 네오위즈 등 주요 기업들이 참가해 다양한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국내 게임사들의 주요 키워드는 블록체인이었다. 지난해 진행된 GDC 2022에서는 위메이드만이 블록체인에 집중했으나, 이번 GDC 2023에서는 대부분의 한국 게임사가 블록체인을 활용한 신규 프로젝트와 방향성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한국 게임사, GDC서 “블록체인이 미래”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위메이드

국내 블록체인 게임 선두주자인 위메이드는 올해도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위메이드는 국내 주요 게임사 중 최초로 자사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출시한 게임사다. 지난 2021년 자사의 ‘미르4’ 글로벌에 블록체인 요소를 접목했다. 미르4는 글로벌 론칭 이후 최고 동시 접속자 수 141만명, 월간 순 이용자 수 620만명을 각각 기록하며 큰 성과를 거뒀는데, 작품에 도입한 블록체인 시스템과 게임 시너지가 합쳐져 이와 같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평가된다.

2021년 3분기 출시된 미르4 글로벌의 성공으로 인해 위메이드의 4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위메이드의 성공으로 인해 국내 게임사들의 블록체인 진출 속도도 더욱 빨라졌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 21일 GDC 2023에서 ‘게임의 미래: 인터게임 플레이를 넘어’를 주제로 연설을 진행했다. 장 대표는 “모든 게임은 하나의 섬과 같이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이 모든 게임을 하나로 연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이 있는 게임 개발자라면 누구나 우수한 블록체인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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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신사옥 지타워.   넷마블


국내 게임사 넷마블 역시 블록체인 기술을 신성장 동력으로 내세웠다.

넷마블은 클레이튼 기반의 게임파이 중심 플랫폼 ‘마브렉스’와 BSC 기반의 엔터테인먼트 중심 플랫폼 ‘에프엔씨’를 활용하는 투트랙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A3: 스틸 얼라이브’, ‘제3의 나라: 크로스 월드’,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아레나’ 등 3개의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해 약 1300만명의 이용자와 2250만 회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특히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A3: 스틸 얼라이브의 경우 블록체인 기술 적용한 후 매출이 7배 이상 증가했다.

넷마블은 이번 GDC 2023에서 마브렉스를 통해 오프라인 부스 및 ‘게임 이용자들을 위한 메타버스 생태계’를 주제로 한 세션을 열고, 올해 ‘모두의 마블’ IP를 기반으로 제작된 ‘모두의 마블2: 메타월드’ 출시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설명하며 자신들의 블록체인 게임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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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 스토리 유니버스.   넥슨

넥슨은 MMORPG 게임과 블록체인 기술간 결합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메이플 스토리’ IP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게임 ‘메이플 스토리 유니버스’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황선영 그룹장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블록체인을 통한 핵심 MMORPG 경험의 완성’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NFT가 이용자간 자유롭게 거래되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강대현 넥슨 COO는 “넥슨은 GDC를 통해 글로벌 게임 시장 및 블록체인 업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알렸다.

한편 넥슨은 지난 28일에는 자사 최초로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에 대한 투자도 진행했다. 아이슬란드 게임사 CCP 게임즈가 개발 중인 신작 게임에 투자사로 참여했다.

넥슨은 CCP게임즈의 기획·설계 측면에서 게임과 블록체인을 결합하는 방식이 넥슨의 철학과 인치하는 부분이 많아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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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창 컴투스 USA 대표.   컴투스


컴투스도 이번 GDC 2023에서 ‘컴투스 그룹이 블록체인 플랫폼과 게임을 통해 웹3.0 시대를 주도하는 방법’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규창 컴투스 대표는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과 관련해 “크로니클은 AAA 게임이 블록체인 메인넷에 연동되는 첫 번째 사례로 지속가능한 웹3 게임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마캣앤마켓이 발표한 ‘2027년까지 블록체인 게임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블록체인 게임 시장 규모는 2022년 46억달러(한화 약 5조9850억원)다. 이는 2027년까지 70.3%의 연간 성장률을 기록하며 657억달러(한화 약 85조4747억원)에 다다를 것으로 예측됐다. 

시장 흐름에 맞춰 한국 게임사들도 블록체인 게임 개발과 시장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 게임의 국내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법원의 판결까지 나오는 등 각종 정부 규제가 이어지며 성장 동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한국 게임사들은 내수 시장을 포기하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번 GDC에서 나란히 블록체인을 키워드로 게임 및 기술 홍보에 나선 것도 이러한 방향성의 일환이다.

한편 해외 게임사들도 블록체인 게임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의 규제가 한국보다 적어 성장 잠재력이 뛰어나다. 현재 미국과 베트남 등은 블록체인 및 P2E(돈 버는 게임) 게임을 별다른 규제 없이 허용하고 있으며, 일본과 싱가포르는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세계 3위 규모의 게임 시장을 보유한 일본은 국가 차원에서 블록체인을 관리하고 있다. 두 차례에 걸친 대규모 암호화폐거래소 해킹사고로 일찍이 법제화했다. 일본 정부는 2018년 암호화폐 전문가 히라이 타쿠야를 IT 및 과학기술 담당 장관으로 임명했다. 지난해에는 내각회의를 통해 가상자산(암호화폐) 자금세탁 방지 대책으로 외환법을 비롯한 6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켜 투명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앞장섰다. 

이에 탄력을 받은 현지 게임사들도 앞다퉈 블록체인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 가운데 ‘파이널 판타지’와 ‘드래곤 퀘스트’ 등을 개발한 일본의 인기 게임 개발사 스퀘어에닉스의 마쓰다 요스케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2023년은 진화와 변혁의 해가 될 것”이라며 “올해 스퀘어에닉스는 블록체인 기술에 계속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성기훈 기자 misha@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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