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추위 탄다면 갑상선기능 장애 의심 [진료실에서]

재발률 높아… 약물치료엔 1~2년 이상 소요
글‧김홍일 원자력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기사승인 2023-11-13 08: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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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추위 탄다면 갑상선기능 장애 의심 [진료실에서]

50대 주부 박모씨는 최근 갑상선기능저하증 진단을 받았다. 입맛은 없는데 체중은 늘고, 집안에서도 으슬으슬 추위를 타 갱년기 때문인가 했는데 의외로 갑상선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현재 갑상선호르몬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불편한 증상들이 많이 좋아졌다.
 
목 앞쪽 나비 모양의 내분비 기관인 갑상선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선자극호르몬의 신호를 받아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선호르몬은 체온, 심장박동, 호흡, 장운동 등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며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에 관여한다. 갑상선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같은 갑상선기능장애가 생길 수 있다.
 
갑상선기능장애는 자가면역질환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면역세포는 외부의 바이러스나 세균 등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것이 어떤 원인에 의해 스스로 자신의 몸을 공격하면서 병을 일으키는 것이 자가면역질환이다. 
 
가장 기본적인 검사법은 ​갑상선 기능검사와 갑상선 자가항체검사이다. 갑상선 기능검사는 갑상선의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갑상선 호르몬과 자극 호르몬의 혈중 농도를 측정한다. 갑상선 자가항체검사는 갑상선 자가면역과 관련된 항체의 혈중 농도를 확인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대사 속도가 과도하게 증가하는 질환이다. 체중은 감소하고 더위를 잘 타며 만성피로, 수면장애, 안구돌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장박동이 증가해 가슴이 두근거리고 방치하면 심부전이나 부정맥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부분 항갑상선제 약물치료부터 시작하며 빨리 중단하면 재발률이 높아 1~2년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약물로 치료가 어렵거나 부작용이 생기면 방사성요오드치료나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 우리 몸의 대사 속도가 저하되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추위에 민감하고 전신부종, 체중증가 등의 증상이 생긴다. 치료 원리는 부족한 갑상선호르몬을 보충해 갑상선호르몬 수치를 정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하루에 한 번 일정량의 갑상선호르몬을 복용하며, 장기간 투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정기적인 혈액검사로 갑상선 기능과 증상을 확인하면서 갑상선호르몬 약제의 용량을 조절한다. 
 
갑상선기능장애는 다른 질환과 겹치는 증상이 많아 적절한 검사와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갑상선기능장애 진단을 받았으면 처방받은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임의로 중단하지 않으며, 정기적인 검사로 합병증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