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연휴를 맞아 가까운 일본으로 떠나는 국내 여행객이 늘었다. 패키지 여행 상품도 거의 매진되는 등 한때 바람이 불었던 ‘노 재팬’ 현상은 자취를 감춘 분위기다.
1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3·1절 연휴기간에 출발하는 국내 여행사 일본여행 예약은 대부분 매진됐다. 수요가 지난해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 기간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주요 여행사 패키지 상품 예약율은 95%를 넘어섰다.
업계는 이번 일본여행 수요가 늘어난 것이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고 해석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일본 여행)예약은 170%가량이 증가했다”며 “세계적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이기도 하고, 지난해 3.1절은 수요일이었기 때문에 연휴라고 보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2박3일이나 3박4일 정도의 짧은 연휴에는 대부분 가까운 지역을 선호하기 때문에 홍콩, 대만, 일본 등 단거리 비행으로 갈 수 있는 나라들이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다”며 “최근엔 엔저(엔화 약세) 현상이 더해져 일본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 같다”고 밝혔다.
항공통계에서도 일본여행 추이를 살펴볼 수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일본 노선 이용객 수(유임여객 기준)는 198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0만9000명과 비교해 51.8%가 증가했다. 지난 2019년 1월의 191만4000명을 뛰어넘은 것이다.
관광업계는 최근 항공사가 여행객 수요에 맞춰 일본 여행 공급을 늘리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인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많은 저비용항공사들이 일본 지역노선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도쿄·오사카·후쿠오카 등 일본 주요도시 외에도 지선도시 노선을 개발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고, 이에 따라 여행사들은 한가지 테마에 집중한 상품을 선보이기도 한다. 하나투어는 ‘손꼽아 기다린 봄’, 모두투어는 ’일본여행 특가모음 ZIP’, 노랑풍선은 ’취향에 따라 골라가는 일본 여행·봄맞이 선박여행상품’ 등 기획전을 열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일본 같은 경우는 수요와 공급 모두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상황이다. 항공권 가격도 많이 안정된 상황”이라며 “항공사에서 공급하는 좌석이 늘어나니 그룹으로 좌석을 구매하는 여행사들이 가격을 조금 더 내릴 수 있고, 경쟁력이 생기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엔 일본을 불매운동 대상 국가라고 여기는 관광객들이 거의 사라진 상황”이라며 “게다가 일본의 엔저가 지속되고, 물가도 한국에 비해 비싼 편이 아니라 일본을 찾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앞으로도 ‘노 재팬’ 흐름이 여행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