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이 문화 콘텐츠로”…해외 확산하는 식품 문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일본서 '불닭볶음면의 날’ 2주년
롯데웰푸드, 2020년부터 빼빼로데이 글로벌화
전문가 “식품 기념일의 해외 정착에는 ‘스토리텔링’ 필요”

기사승인 2024-03-29 05: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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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식품이 문화 콘텐츠로”…해외 확산하는 식품 문화
28일 서울의 한 대형 마트에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종류별로 판매되고 있다. 김건주 기자

 

“SNS에서 외국인들의 먹방 영상도 많이 봤어요. 대표적인 K푸드인 것 같아요.”

2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은 매운맛으로 인기를 끄는 ‘불닭볶음면’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었다. 주부인 한모씨는 ‘맵긴 하지만 자꾸 찾게되는 맛’이라며 본인을 포함해 아이들도 잘 먹는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한 편의점에는 빨간 포장상자부터 녹색, 노란색, 흰색 등으로 눈길을 끄는 ‘빼빼로’가 진열돼 있었다. 직장인인 유영선(28)씨는 “직장에서도 간식으로 많이 사다놓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인지도가 높은 식품들이 해외로 수출되며 단순히 입맛을 사로잡는 것을 넘어 문화 콘텐츠로 진출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일본법인을 통해 다음달 1일부터 일본에서 ‘불닭볶음면의 날(4월13일)’ 2주년 기념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까르보불닭볶음면을 구입한 고객에게 온라인 쇼핑 포인트를 제공하는 캠페인이다.

앞서 지난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의 10주년을 기념해 삼양식품 일본법인에서 2022년 4월13일을 ‘불닭볶음면의 날’로 지정했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불닭볶음면은 2022년 기준 90여개국에 수출 중이다. 해외 매출은 국내의 2배 수준으로, 전체 매출 중 약 70%를 차지한다. 이 중 중국이 30%, 일본·동남아는 25%, 미주 20% 정도로 해외 시장 매출을 담당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게 되며 지난 2019년 삼양재팬 현지 법인을 세우고 2020년 불닭볶음면 라인업을 출시했다. 특히 매운 음식 선호 비중이 적은 일본에서도 인플루언서들의 ‘불닭볶음면 먹방’ 등이 인기 콘텐츠로 자리잡으며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해외에서 불닭볶음면은 BTS의 한류콘서트 메인스폰 참여 등으로 어느정도 인지도를 쌓은 편”이라면서도 “중국, 미국, 일본 등에 있는 해외 법인들과 연계해 현지 트렌드를 확인하고 마케팅적인 측면을 강화해 브랜드 파워를 더 강화해 나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식품이 문화 콘텐츠로”…해외 확산하는 식품 문화
국내의 한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롯데웰푸드의 빼빼로. 김건주기자

해외에서 하나의 문화로 정착하려는 식품은 불닭볶음면뿐만이 아니다.

롯데웰푸드는 빼빼로의 높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빼빼로데이’도 함께 수출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2020년대 들어 국내와 해외에 같은 슬로건을 내세운 통합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 미국,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중국 등에 빼빼로데이를 알리려는 노력을 해왔다.

또 지난해에는 북미 시장에 빼빼로데이에 맞춰 국내 유명 그룹 ‘뉴진스’를 모델로 뉴욕 타임스퀘어, LA 등에 옥외광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베트남과 필리핀에서도 팝업스토어 등 빼빼로데이 마케팅을 지속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K팝, K푸드와 함께 해외에서 한국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 같다”며 “빼빼로데이 문화도 적극적으로 알려 전 세계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식품 문화가 해외에서 확산되기 위해서는 의미나 콘셉트가 추가돼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국내에서는 빼빼로데이에 빼빼로를 선물해주는 것에 남녀간의 사랑 등의 의미가 있는데, 이처럼 해외에서 콘텐츠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문화 확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불닭볶음면의 날도 해외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출시 10주년만이 아닌 ‘스트레스 해소·도전’ 등의 콘셉트가 추가되는 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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