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을 하루 앞두고 마지막 유세를 펼쳤다. 그는 “내일 받아 들게 될 투표용지는 옐로카드”라며 “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국정 실패에 대해 경고장을 날려야 한다”고 ‘정권심판’ 메시지를 강조했다.
민주당은 9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정권심판·국민승리 총력 유세’를 가졌다. 이날 피날레 유세에는 해병대 예비역 연대와 더불어민주연합, 시민과 지지자 등이 함께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숭배할 우상을 뽑거나 통치하고 지배할 왕을 뽑지 않았다. 국민을 위해서 잠시 권력을 위임받아 충직하게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일할 일꾼을 뽑은 것”이라며 “우리의 대리인 일꾼들이 주인을 업신여기고 능멸하고 심지어 주인을 억압하고 고통으로 몰아넣으면 주인 된 입장에서 용서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용산에서 마지막 유세를 가진 이유에 대해 “이번 총선 공식 선거운동 출발도 마무리도 용산에서 한다”며 “이유는 (용산에서 발생한) 이태원 참사를 포함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방기한 정권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민주당의 의지를 보여주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를 맹공했다. 그는 “모든 방면에서 우리 경제가 나빠질 수밖에 없도록 국정이 운영되고 있다”며 “우리가 맡긴 권력과 예산으로 국민의 삶을 개선하지는 못할망정 민생·경제·외교·안보·민주주의까지 망가뜨리지 않은 게 없다. 이제 국정 방향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생과 경제를 강조하며 정부 실정을 부각했다. 이 대표는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 먹고사는 문제다. 핵심은 바로 경제 문제”라며 “서민과 청년 지원 예산, 심지어 국가의 미래가 달린 연구개발 예산을 재정이 부족하다고 다 삭감했다. 재정이 또 세수가 부족하다면서 안 깎아줘도 될 부자들 세금은 왜 깎아주냐”고 꼬집었다.
외교와 안보 문제도 경제와 연결해 비판했다. 그는 “(윤 정부가) 외교를 엉망으로 해서 국가 관계가 나빠지다 보니 기업의 수출 환경이 악화됐다”며 “외교는 언사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다. 결국은 국익 중심, 실리 중심으로 국가 관계를 만들어 가야 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평화롭던 한반도가 (북한과) 대화 노력 부족으로 내일 당장 전쟁 나도 이상하지 않은 나라가 됐다. 전쟁의 위협이 있다는 이 한반도에 투자할 기업들이 어디 있겠나”며 “가장 훌륭한 안보 정책은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대통령실 경호처의 ‘입틀막’ 사건을 언급하며 민주주의 후퇴마저 경제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웨덴 연구기관이 선진국 중에서 독재화가 진행 중인 나라로 대한민국을 꼽았다”며 “국제 투자자들 입장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법률이 사람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불안정하고 공정하지 못한 나라에 투자하겠나”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후보들의 한 번 더 기회를 달라는 ‘읍소’에 속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은 선량해서 누군가가 눈물 흘리고 큰절하면서 잘못했다고 빌면 마음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먹이를 잡아먹을 때 목구멍에 잘 넘어가라고 흘리는 악어의 눈물처럼, 기득권 강자들이 잘못에 책임지지 않고 권력을 연장하겠다고 국민을 속이기 위해 흘리는 눈물에 대해서는 결코 연민하고 동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짜 눈물에 속아서 용서하면 우리는 그 몇백 배, 몇천 배의 피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라고 민주당 지지를 호소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이번 총선은 유난히 박빙 지역이 많다. 단 몇 표차로 승부가 날 곳이 너무 많다”며 투표를 독려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선거 당시에도 개표 상황이 오전에는 지고 있다가 문자 열심히 돌리니 (투표 참여가 늘어) 오후 3시에는 이겼다”며 “이번에는 정말 한 표가 귀하다. 내 인생을 개척한다, 내 자녀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잠시 투자한다고 생각하시고 꼭 문자 보내고, 전화 하시고, 카톡 해주길 바란다”며 덧붙였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