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테니스 황제 탄생…나달, 호주오픈서 페러더 제압

新 테니스 황제 탄생…나달, 호주오픈서 페러더 제압

기사승인 2009-02-01 23:18:01

[쿠키 스포츠] 새로운 세계 테니스 황제가 탄생했다.

라파엘 나달(23·스페인)이 최근 몇 년간 권좌에 앉아있던 로저 페더러(28·스위스)를 끌어내리고, 2009 호주오픈 남자 단식 챔피언에 올랐다. 나달을 새 황제로 부를 수 있는 것은 그가 클레이 코트(프랑스오픈 우승 4회), 잔디 코트(윔블던 우승 1회)를 넘어 마지막 남은 하드 코트까지 점령했기 때문이다.

나달은 1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호주오픈 결승전 페더러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 2(7-5 3-6 7-6<3> 3-6 6-2)로 승리했다. 우승 상금 200만 호주달러(한화 약 17억8000만원)를 손에 넣은 나달은 지난해 7월 윔블던에 이어 두 번 연속 메이저 대회 결승에서 페더러를 꺾으며 명실상부한 새 황제 등극을 알렸다.

1세트부터 불꽃이 튀었다. 나달은 페더러의 첫 번째 서비스 게임을 빼앗으며 상쾌하게 출발했다. 페더러 역시 날카로운 코너 공략으로 첫 세트 게임스코어에서 5-4까지 앞서갔다. 그러나 나달은 1세트 후반 동물적인 감각의 리턴으로 3게임을 내리 따내며 첫 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는 페더러의 경험이 빛났다.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5시간 넘는 접전을 펼쳤던 나달은 체력 부족으로 주춤하며 2세트를 3-6으로 내줬다. 그러나 나달은 3세트를 타이 브레이크 끝에 가져왔고, 마지막 세트에서는 여유 있게 앞서며 4시간 23분의 대혈투를 마쳤다.

테니스 선수 전성기인 나달의 발은 빨랐고, 손목은 부드러웠다. 나달은 페더러의 강력한 포핸드·백핸드 스트로크와 패싱 샷을 끈질기게 받아내며 서른을 바라보는 페더러의 기를 꺾었다. 역대 최다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14회·피트 샘프라스) 타이에 도전했던 페더러(현재 13회)는 시상식에서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면서도 나달의 호주오픈 첫 우승을 축하해줬다.

나달은 그동안 하드 코트에서 열리는 호주오픈과 US오픈에서 4강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다. 하지만 올해 호주오픈 우승으로 그동안 넘지 못했던 큰 산을 넘었다. 나달의 메이저 대회 우승 횟수는 6차례로 최다 기록과 차이가 나지만 향후 나달의 상승세에 대항할 선수는 없어보인다.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3개를 석권한 나달은 올 가을 US오픈 우승에 도전한다. 나달은 US오픈 챔피언에 오를 경우 페더러도 달성하지 못했던 커리어 그랜드슬램(시기에 관계 없이 4대 메이저 대회 우승) 위업을 이루게 된다.

그에 앞서 나달은 오는 5월 개막하는 프랑스오픈에서 5년 연속 챔피언에 도전한다. 이제부터는 나달의 모든 행보가 새로운 황제를 맞이하는 대관식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
이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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