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환각 성폭행’ 충격

중·고생 ‘환각 성폭행’ 충격

기사승인 2009-04-23 04:44:01
[쿠키 사회] 남·녀 중·고교생 9명이 문구점에서 구입한 ‘니스’(바니시·varnish)를 흡입한 뒤 이 가운데 6명이 여중생 1명을 집단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청소년들의 건강을 해치는 환각물질 흡입을 넘어 ‘환각상태에서의 범행’이라는 2차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광주·전남에서는 청소년들의 환각물질 흡입 건수가 매년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추가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니스 흡입한 뒤 집단 성폭행=순천경찰은 22일 환각상태에서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이모(18·고3)군 등 5명에 대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이들과 함께 여중생을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한모(15·중2)양 등 2명에 대해서도 공갈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나머지 1명은 폭행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군 등 3명은 지난 3일 밤 11시께 순천시 남정동의 한 폐업중인 어린이집 앞 공터와 어린이집 안에서 여중생 김모(15)양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나머지 남학생 3명은 성폭행은 하지 않았지만 성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현재 구속영장이 신청된 5명외 1명은 검거되지 않았다.

조사 결과 지난 3일 오후 7시께 니스를 흡입한 이들 중 이군이 먼저 김양을 공터 구석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고, 나머지 중학생 2명과 이군은 다음날 새벽 5시께 모 어린이집에서 김양을 집단 성폭행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양은 이들이 모두 잠든 4일 오전 11시께 도망쳐 나왔으며, 이 사실을 들은 김양의 부모가 다음날 경찰에 신고해 범행이 드러났다.

◇허술한 환각물질 관리…청소년 탈선 조장=지난해 광주에서는 15명의 청소년들이 니스와 부탄가스 등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이는 2007년(3명)에 비해 5배 가량 늘어난 것이지만, 교육당국과 경찰은 제대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른 피해는 결국 학부모와 학생들에게로 돌아갔다.

최근 광주지역 학부모 2명은 환각성분이 들어있는 니스를 자녀들에게 판매한 문구점 주인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자신의 자녀들이 입건될 수 있음에도 환각물질을 흡입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었던 것이다.

현행 청소년보호법에 따르면 청소년을 대상으로 니스나 부탄가스 등 유해물질을 판매할 수 없다.

니스는 환각 성분이 들어있는 본드에 대한 판매 요건이 강화된 이후 이를 대신 흡입하는 사례가 늘어, 청소년 판매제한 품목으로 지정돼 있다.

광주YMCA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 서진영(여·29) 팀장은 “환각물질에 대한 판매 금지가 법률에 규정이 돼 있더라도 단속과 홍보가 미흡해 청소년들이 환각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광주일보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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