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11일 최고위원단과 함께 서울 동교동 자택으로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전날 DJ 비서실장인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갑작스럽게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진 뒤 이뤄진 방문이어서 다른 후보 진영에서 예사롭지 않게 바라보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지도부가 이달 초 중국을 다녀온 DJ에게 남북관계와 중국쪽 동향 등을 전해듣기 위해 예방하게 됐으며 예정됐던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선거가 끝나면 조언을 듣기 위해 당 안팎의 원로들을 찾았었다"며 "15일 원내대표 선거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다른 후보 진영에서는 자칫 정 대표가 박 의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비칠 것을 우려하는 눈치다. 특히 당 주변에서는 지난 주말까지도 "정 대표가 이미 출사표를 던진 인사 모두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지도부가 제3의 인물을 물색했다더라"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또 정 대표가 차기 원내대표의 역할과 위상이 가을 재·보궐 선거나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집토끼'(기존 지지세력)를 불러들일 수 있는 인물을 선호해온 점도 신경쓰인다는 반응이다. 박 의원은 이런 시각을 의식, 이례적으로 이날 예방에 불참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그동안 역사에서 독재자가 승리한 적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을 억압해서 하려고 한다면 성공하지 못한다"고 현 정권을 비판했다고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이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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