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평택공장에는 무슨 일이?

쌍용차 평택공장에는 무슨 일이?

기사승인 2009-08-06 17:45:01
[쿠키 사회] 6일 오후 2시50분쯤. 77일간 도장2공장을 점거하고 있던 쌍용차 노조원 400여명이 공장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은 이들을 호송하기 위해 대형 버스 10여대를 평택공장 안으로 들여보냈다. 경찰은 노조 측 협상 조건에 따라 이들을 곧바로 경찰서로 이송하는 대신 공장 안에서 1차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농성자들의 신원과 소속을 일일이 확인하고 체포 영장 발부자들을 추려냈다. 화염병 투척과 새총 발사 등 폭력 시위 장면이 채증된 100여명도 따로 분류해 조사했다. 또 과학수사요원 20여명을 도장2공장에 들여보내 불법 무기류 등에 대한 채증 작업도 진행했다. 강성 노조원 20∼30명은 협상 결과에 불복, 농성장을 떠나지 않아 경찰과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태 법정관리인과 한상균 노조지부장은 당초 오전 11시부터 ‘마지막 대화’를 가지려 했다. 한 지부장의 신변을 보장해 달라는 요청으로 협상은 12시로 늦춰졌다. 1∼7차 협상처럼 본관과 도장2공장 사이 컨테이너에서 진행된 협상이 오후 1시18분 끝나자 타결 소식이 공장 밖 사측 직원들 사이에 회자됐다.

양측은 오후 5시가 넘도록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다. 노조의 정리해고 수용과 사측의 무급휴직 비율 확대라는 큰 틀만 알린 채 양측은 세부사항을 조율했다.

4∼5일 이틀 연속 강도 높은 진압작전을 펼쳤던 경찰은 이날 하루종일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채 관망했다. 도장2공장 주변과 공장 외곽 경계근무 병력만 가끔씩 교대할 뿐 헬기도, 살수차도, 포크레인도 공장 주변에서 모습을 감췄다.

협력업체 관계자들은 협상 과정을 가슴 졸이며 지켜봤다. 최병훈 쌍용차협동회 사무총장은 협상 소식을 듣자마자 공장 본관에 들어가 진행 상황을 수시로 확인했다. 그는 “이제 타결됐으니 공장 정상화를 위해 협력업체 직원을 전부 동원해 공장 복구 작업을 돕겠다”고 했다. 그간의 피해를 하루빨리 메우기 위해 평택공장의 조속한 정상화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협상 타결 직전까지 공장 안팎에선 팽팽한 긴장이 계속됐다. 사측 직원과 ‘쌍용자동차 아내 모임’ 회원 100여명은 오전 10시40분쯤 공장 정문 앞 민주노동당 천막을 찾아가 “여기 앉아 있으면 쌍용차가 정상화 되느냐. 쌀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우리 마음을 아는가”라며 울부짖었다.

민노당 강기갑 의원은 이들에게 물 세례를 맞았다. 강 의원 측이 “노동자와 함께 사는 게 왜 힘든가. 동료들을 내쫓지 말라”며 반발하자 흥분한 사측 직원 부인들은 물통을 꺼내 강 의원에게 퍼부었다. 같은 당 권영길 의원은 오전 11시쯤 강 의원이 있는 천막에 합류하려 했지만 사측 직원들이 저지해 발길을 돌렸다.

대검찰청은 쌍용차 노조원 처벌과 관련해 “시위과정에서 화염병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두른 사람, 새총 등을 발사한 사람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지만 단순 가담자는 조사 후 석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택=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국현 기자
jojo@kmib.co.kr
태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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